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롯데 이인원 자살] 檢, 수사일정 전면 재검토 불가피

시계아이콘02분 2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심장부를 정조준하며 내달리던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핵심 피의자의 자살로 암초를 맞았다. 그룹 ‘2인자’로 불리던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장(69·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검찰 수사 계획도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산책로에서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정확한 신원확인 및 사인 파악을 위해 현장 감식과 지문 분석을 병행 중인 가운데, 인근서 발견된 차량 내부에서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 시각 현재 아직 검찰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자살 관련) 매우 안타깝다. 진상 파악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격호 총괄회장(94) 측근으로 분류되곤 하던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2)과 신동빈 회장(61)의 ‘형제의 난’을 거치며 신 회장 측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7년 한국 롯데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 대표에 올랐고, 신 회장이 초대 본부장을 지낸 정책본부에서 부본부장을 맡다 2011년부터 본부장을 맡아왔다. 20년 넘게 그룹 심장부에서 근무하며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인물 가운데 하나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내 계열사 간 자산·지분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배임 의혹을 중심으로 비자금 조성 등 경영비리 전반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수업을 쌓은 롯데케미칼은 케이피케미칼 인수·합병 과정을 이용한 270억원대 조세 부정환급, 원료 수입 과정에서 해외 계열사 끼워넣기를 통한 200억원대 부당 수수료 지급, 세무조사 무마 로비 정황이 포착됐다. 롯데홈쇼핑은 사업권 부정 재승인 로비 의혹과 함께 9억원대 부외자금 조성 정황이 불거졌다.


국내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 준비 과정에서 계열사 자산 저평가 및 지분 이전에 따른 총수일가 수혜 몰아주기 의혹, 롯데피에스넷 등 유상증자를 통한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롯데건설의 2002년 이후 5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롯데건설은 하청업체를 통해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하는 수법으로 조성한 비자금 일부가 신 총괄회장 비서실을 거쳐 불법 정치자금으로 흘러간 내역이 2002 대선 이듬해 불법 정치자금 수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지금의 경영 후계구도를 완성하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해 온 정책본부가 총수일가의 위법적인 자산 운용을 거들었는지도 규명 대상이었다. 검찰은 정책본부 산하 비서실이 계열사를 통해 매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급여·배당금 명목 300억원대 자금을 조성·관리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성격을 추적해 왔다. 또 신 총괄회장이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74·구속기소),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56)씨 및 딸 신유미(33) 모녀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차명 이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6000억원대 탈세 의혹 관련 정책본부 지원실이 이를 설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62·사장)과 더불어 그룹 내 2인자로 지목돼 온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이르면 다음주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총수일가도 직접 불러 조사하려던 검찰 계획도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핵심 중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돼 온 이 부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황 사장에 대해서도 신변보호를 위한 조치가 강구되리란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이 부회장, 황 사장, 앞서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고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재출석 예정이던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66·사장)까지 그룹 컨트롤타워 정책본부의 이른바 ‘가신3인방’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총수일가도 소환조사해 추석 연휴를 맞기 전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다수 계열사에 명목상 등기 임원으로 이름만 올려둔 채 10여년간 수백억원대 급여를 부당하게 챙긴 의혹을 받는 신동주 전 부회장, 일본에 체류 중인 서씨 모녀 등이다. 검찰은 일가 장남이자 일본 롯데 경영에 오래도록 관여해 온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지배구조 및 총수일가 지분 거래, 서씨 모녀를 상대로 편법 증여 및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을 규명할 방침이었으나 수사 일정을 전면 재검토할 처지에 놓였다.


검찰 수사 도중 핵심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가깝게는 해외 자원개발 비리 등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올랐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64)이 지난해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엔 노무현 전 대통령(63)이 재임중 친인척 비리로 수사대상에 올랐다가 투신 서거해 전 세계 헤드라인에 올랐다. 2010~2014년 검찰 수사 중 자살한 피의자 수는 60명에 달한다.


근래 들어 조사과정에서 언어·물리적 폭력은 대부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지지만 형사처벌 대상에 오른 데 따른 심리적 압박감, 수사·재판 이후 사회복귀에 대한 염려 등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