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최측근이자 그룹 2인자 이인원 부회장, 검찰 조사 앞두고 자살
그룹 주요 정책결정 참여한 만큼 그의 증언이 검찰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라
검찰의 압박과 조사 부담감에 극단적 선택했다는 관측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69)이 26일 자살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배임 및 횡령 혐의와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 이날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인 이 부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현장 주변에서는 이 부회장의 차량이 발견됐으며 현재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61)과 소진세 롯데그룹 협력단장(61) 등과 함께 롯데그룹 핵심 임원이자 신 회장의 최측근 3인방으로 꼽힌다. 2011년 롯데에서 전문경영인 최초로 부회장에 올랐을 만큼 신씨 일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1997년 롯데백화점 대표로 고속 승진했다. 2007년 2월 정책본부 부본부장에 오르면서부터 신 회장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의 소환에 앞서 이들 3인방을 소환조사해 롯데그룹 의혹관련 진상 규명에 나설 예정이었다. 앞서 25일에는 황각규 실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특히 그룹 2인자인 이 부회장의 조사에 만전을 기울일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빠짐없이 개입했던 만큼 그의 증언은 롯데의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을 밝혀낼 수 있는 핵심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을 통해 의혹이 규명될 경우 신 회장을 조사, 롯데 오너 일가 등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을 밟으면서 3개월간 진행된 수사를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 부회장의 자살로 롯데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자살이 검찰의 과도한 수사 압박의 영향을 받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검찰 내부적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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