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롯데그룹의 2인자로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자 실세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오전 검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오너 일가 소환 등 급물살을 타던 검찰의 롯데 수사 전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한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확인을 위해 지분 분석을 진행 중이다. 시신 옷 안에서 이 부회장의 신분증이 발견됐으나 유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에 앞서 어제(25일) 황각규(62)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아직까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황 사장과 함께 이 부회장을 통해 오너 일가의 급여 명목 횡령,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경영손실을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알짜 자산을 그룹의 핵심인 호텔롯데로 이전시킨 배임 혐의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또한 6000억원대의 탈세, 300억원대로 알려진 롯데건설 비자금 내역 등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가신 그룹'을 잇따라 조사한 후 다음주부터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61) 그룹 회장 등을 소환할 계획이었다. 수사팀은 이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출국 금지시켰다.
한편, 이 부회장은 1997년 한국 롯데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 대표에 올랐고, 신 회장이 초대 본부장을 지낸 정책본부에서 부본부장을 맡다 2011년부터 본부장을 맡아왔다. 20년 넘게 그룹 심장부에서 근무하며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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