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국 테니스의 희망’ 이덕희(18·현대자동차-KDB산업은행 후원)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2016 US 오픈 성인 예선에서 생애 첫 승리를 따냈다.
이덕희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퀸즈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한 US 오픈(총상금 2211만2700달러, 한화 약 247억4400만 원) 성인 예선 1회전(128강)에서 뉴질랜드의 호세 스타뎀(29)을 세트 스코어 2-0(7-6<3>, 6-3)으로 꺾고 예선 2회전(64강)에 안착했다.
이로써 이덕희는 만 18세 3개월의 나이로 이번 US 오픈에 최연소 출전해 자신의 메이저 대회 예선 첫 승이라는 짜릿함을 맛봤다. 만 18세 3개월, 한국 최연소 메이저 대회 예선 첫 승 타이(정현 만 18세 3개월, 2014 US 오픈 예선 첫 승) 기록이다.
지난 1월 호주 오픈, 5월 프랑스 오픈에 출전했지만 잇달아 예선 1회전의 벽을 넘지 못한 이덕희는 이날 눈에 띄게 향상된 기량을 선보이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승리를 기록했다. 앞선 두 대회에 이어 이번 US 오픈 역시 출전 선수 중 최연소라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덕희는 상대 전적 1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를 맞아 경기 초반부터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첫 세트는 접전이었다. 팽팽한 시소게임 끝에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지만 이덕희의 집중력이 상대보다 앞섰다. 이덕희는 7점을 먼저 따내면 승리하는 타이 브레이크에서 주무기인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단 3점만 내주고 7-6<3>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첫 세트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이덕희는 두 번째 세트에서 상대 서비스 게임을 두 번이나 브레이크 해낸 끝에 6-3으로 이겨 세트스코어 2-0으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대회 첫 승을 기록했다.
이덕희가 남은 예선 두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지금까지 예선을 거쳐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한 한국선수는 없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0)과 현 한국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을 보유 중인 정현(20)도 메이저 대회 예선에 출전해 본선 진출에 도전한 바 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ATP 랭킹 190위대에 올라있는 이덕희는 최근 100위 초반 대 선수들을 차근차근 꺾으며 세계무대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퓨처스를 주무대로 삼았지만 불과 1년이 지난 지금은 벌써 챌린저 무대에서 우승컵을 노릴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덕희의 다음 상대는 예선 6번 시드를 받은 벨기에의 스티브 다르시스(32)다. 스티브 다르시스는 베테랑급 선수로 2008년 44위까지 올랐던 강자다. 나이는 많지만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 된다.
한편 단식 예선 2회전은 26, 27일 양일간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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