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투톱'이 미묘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원내 사령탑인 정 원내대표는 우 수석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반면, 취임 열흘째를 맞은 이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와 궤를 같이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우 수석 거취 문제)에 대해 논평식으로 얘기하지는 않겠다"면서 "진상 규명해서 문제가 나온다면 1초라도 기다릴 수 있겠느냐. 당연히 의법조치하고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정 원내대표는 이날도 우 수석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 신분을 갖고 어떻게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느냐"면서 "지극히 상식적 이야기를 한 것이고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새누리당 대다수 의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 투톱의 이 같은 엇갈린 행보는 계파와 출신, 성향 등에서 태생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차이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지난 2004년부터 수족임을 자부해온 이 대표는 현 정부에서도 청와대 핵심 비서진으로서 박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그런 만큼 현직 청와대 핵심 참모의 거취를 이 대표가 직접 거론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반해 정 원내대표는 계파상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고 당 밖에서 영입된 비주류 인사다. 취임 전부터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당청 관계 등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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