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필리핀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장 측은 의원내각제와 연방제를 도입하기 위한 헌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두테르테 시장 측 피터 라비냐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통령제의 실패를 목도해 왔다. 대대적 개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ABS-CBN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취임 6개월 이내에 제헌협의회 구성원 선출을 국회에 요청하고, 2019년 중간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1987년 도입된 6년 대통령 단임제를 폐지하고 의원내각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두테르테 측은 연방제를 통해 중앙 정부에 집중된 각종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작업 역시 추진할 계획이다.
라비냐 대변인은 "(두테르테의 대통령) 임기 말인 2022년 첫 연방선거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정부는 국방, 외교, 세관과 관련한 권한만 갖게 될 것이라면서 "두테르테는 그러한 변화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테르테 시장은 무슬림 반군, 공산 반군과도 친하다"면서 이들과의 평화협정 체결 역시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시장은 개표율이 90%를 넘어선 현재 2위 후보보다 600만표 이상 앞서 차기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막말을 서슴지 않아 '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는 그는 22년간 다바오 시장을 역임할 당시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징벌자'란 별명이 붙어 있다. 취임 6개월 내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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