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필리핀의 한 무허가 판자촌에서 철거 작업을 지휘하던 법원 경찰에게 주먹을 날린 현지 여시장이 화제로 떠올랐다.
3일(현지시간) 필리핀 전국 일간지 ‘마닐라 스탠더드 투데이’에 따르면 화제의 인물은 민다나오 섬 남동부의 다바오시티 시장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두테르테 카르피오 시장은 지난 1일 217가구가 머무는 시내 무허가 판자촌 철거를 가로막으려 했으나 허사였다.
현장에서 철거 작업을 지휘하던 법원 경찰 아베 안드레스가 철거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
주민들에게 2시간 더 여유를 주라는 지시도 먹히지 않자 여시장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나머지 안드레스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한 뒤 얼굴에 막무가내로 주먹을 날렸다. 안드레스는 적어도 4차례 얻어맞았다.
주민들의 갈채 속에 시장 경호원들이 여시장을 뜯어말려야 했을 정도.
여시장의 주먹질은 ABS-CBN TV 네트워크를 타고 그대로 방송돼 필리핀이 여시장에 대한 지지와 비판 의견으로 양분된 상태다.
두테르테 카르피오 시장은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지 않을까 우려해 철거 시간을 늦춰달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헤세 로브레도 내무장관은 두테르테 카르피오 시장이 “직무정지나 해임 조치될 수 있다”며 “곧 진상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카르피오 시장은 6차례나 시장을 연임한 뒤 지난해 부시장으로 물러난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딸이다.
로드리고는 딸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이번 일로 해임돼도 다시 시장 선거에 나서면 그만”이라고 격려했다.
로드리고는 1990년대부터 다바오시티의 범죄율을 낮춘답시고 이른바 ‘다바오 암살조’까지 꾸려 범죄집단 소탕에 나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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