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4.13총선 공천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우되면서 여야 모두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새누리당에선 비박계 낙천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위한 탈당 도미노가 예상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공천에서 탈락한 친노좌장 이해찬 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비박계 현역들은 16일 일제히 당 최고위원회를 항의 방문, 공천배제에 반발했다. 조해진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의 공천은 역대 최악의 밀실공천이고 보복공천, 집단학살 공천”이라며 "오로지 권력에 잘 보이는 것이 살길이라는 나쁜 처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 의원은 또 "피땀흘려 쌓아온 이 땅의 의회 민주주의를 30년 뒤로 후퇴시키고 있다"면서 "민의의 대변자로 할말을 제대로 못하고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실세 중 한 명인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기치 못한 결과를 접하고 고민 끝에 잠시 당을 떠나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비박계는 큰형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 5선)과 진영 의원(서울 용산, 3선), 안상수 의원(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재선) 등은 16일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중진인 이들의 무소속 출마륵 강행할 경우 총선 판세에 상당한 파급력을 줄수 있다.
특히 이재오 의원의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몰려와 불법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앞서 공천에서 배제된 주호영(대구 수성을)김태환(경북 구미을)강길부(울산 울주군) 의원 등은 이미 탈당 후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다만 ‘논개작전’ 의혹을 받아온 친박계 중진인 서상기 의원과 홍지만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천학살’ 수준의 컷오프가 단행된 친유승민계 의원들도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최측근인 이종훈 의원의 아들은 부친의 페이스북에 이번 공천을 ‘일진놀이’, ‘왕따놀이’로 비유하며 “저는 아버지가 무기력해지지 않고, 끝까지 싸우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더민주에선 이해찬 의원(세종)이 전날 공천배제에 반발하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탈당계를 제출한 정호준 의원(서울 중구)은 이날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낙천 후 재심을 신청한 5선의 이미경(서울 은평갑)과 재선의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 등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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