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경제제제가 해제된 이란 시장에서 철도사업, 호텔 건설협력 프로젝트 등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술, 금융, 인력, 세관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란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을 연내 재개하는 한편, 이란측에 이란중앙은행의 국내계좌를 당분간 유지하고 예치된 예금의 인출도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한-이란 제11차 경제공동위원회 개최를 위해 이란을 방문중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압바스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 장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 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과 연이어 면담했다.
양국은 이날 면담에서 교역 투자와 확대는 물론 기술·투자, 금융 지원, 인력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세부적으로는 ▲도로, 항만, 철도 등 인프라분야, ▲결제시스템 운용, 금융 및 개발 원조(EDCF, KOICA 원조 프로그램, KSP) 협력, ▲이란 종합병원 프로젝트, 철도사업, 컨테이너 크레인 설치 등 프로젝트 협력 등이 논의됐다.
먼저 주 장관은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 장관과 만나 양국 간 인프라 협력을 위한 기반 조성을 강조하면서 알와즈-이스파한 철도사업(49억달러), 컨테이너 크레인 설치사업(1억4000만달러), 선박평형수처리설비 수출 등에 대한 이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란 측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와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동시, 인프라 프로젝트별로 민자사업(BTL) 등 다양한 금융지원 방식을 혼합해 협력해나가자고 화답했다. 철도차량 공급의 경우 금융지원이 적절할 경우 구매할 의사가 있음도 표명했다.
또 주 장관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와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결제시스템 구축, 50억 유로 규모의 금융 약정 개설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이란 경제제재에 따라 이란원화결제시스템이라는 우회 경로를 통해 일부 무역거래를 허용해 왔다. 주 장관은 "유로화,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결제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있는 이란 중앙은행의 국내계좌를 당분간 유지하고, 예치된 예금의 인출을 최소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장관과 만나 금융 및 개발원조 지원 등 세부 금융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면담 직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이란 경제재정부는 이란 경제재정부가 추천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50억 유로 한도내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주 장관은 "한국은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지 않고 5년, 10년, 10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시각에서 이란과 진정한 동반자적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란 산업 고도화, 이란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등과 관련한 협력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