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스 레카리와 안나 로손, 나탈리 걸비스, 산드라 갈 "섹시열풍 주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예쁜 게 싫어?"
페이지 스피라낵(미국)이 눈물을 흘렸다. 미모를 앞세워 프로무대 출전권을 얻었지만 형편없는 실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무려 48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터넷스타다. 수려한 외모에 섹시함을 가미해 더욱 시선이 집중됐다. 스피라낵 논란을 계기로 지구촌 골프계 '섹시아이콘'의 계보를 살펴봤다.
▲ 스피라낵 "LPGA투어 GO~"= 지난달 1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리트골프장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오메가 두바이레이디스에 초청선수로 등판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등 출발은 요란했지만 2라운드까지 12오버파 156타로 부진해 공동 101위로 '컷 오프'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스피라낵과 주최 측 모두 외모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스피라낵은 "당분간 SNS를 하지 않겠다"며 "골프를 계속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최근 "두바이 출전은 값진 경험이었다"며 "하루 종일 연습하고 있다"고 다시 근황을 소개했다. "유명해지고 싶어서 SNS를 시작한 게 아니지만 사람들이 즐거움을 얻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며 "기량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LPGA투어에 진출하겠다"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 레카리 "예뻐서 대회 나갔는데"=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는 2010년 미모를 앞세워 떳떳하게 빅 매치에 등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모조6 대회조직위원회는 당시 딱 16명이 격돌하는 매치플레이 선수 1명을 팬 투표를 통해 선정했고, 레카리가 1위를 차지했다. 후보 명단에 '여자 댈리'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했다는 점에서 뉴스가 됐다.
조직위는 레카리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데 대해 "아마도 예쁜 사진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예뻐서' 빅스타들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안나 로손(호주)과 산드라 갈(독일) 등 '원조 섹시 심볼'을 제압해 화제가 됐다. 그해 10월 LPGA투어 CVS파머시 LPGA챌린지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뛰어난 기량까지 과시했다.
▲ 로손 "사람이야, 인형이야?"= 레카리에게 밀렸던 로손이 2004년 호주여자오픈에서 핫팬츠를 입고 나와 필드에 '섹시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173㎝의 늘씬한 몸매에 금발, 여기에 인형같은 외모가 돋보였다. 미국 골프닷컴에서 매년 선정하는 '섹시한 여성골퍼 8명'에서 여러 차례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선발에서 단골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지만 프로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델 활동이 '독(毒)'이 됐다. 근육량을 늘려야 하는데 모델로 활동하기 위해 살을 빼야 한다는 게 상극이 됐다. "프로는 팬을 위해 존재한다"며 "예쁜 선수가 우승하면 파급 효과가 커 여자골프계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확실한 소신을 곁들였다.
▲ 걸비스와 갈 "우리는 미녀챔프군단"= 나탈리 걸비스(미국)는 미니스커트를 고집하고, 금발 머리를 길게 땋아 포인트를 준다. '관능미의 대명사'라는 애칭이 붙은 이유다. 해마다 캘린더용 세미누드 사진을 찍어 돈벌이도 짭짤하다. 2007년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를 제패해 "실력은 없으면서 성(性)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을 한 방에 잠재웠다.
'독일 미녀' 갈은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이른바 못하는 게 없는 '엄친 딸'로 유명하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광고학을 공부했고, 무려 5개 국어를 구사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바이올린과 디자인, 그림 등 다 방면에서 재능을 보이고 있다. 17세에 독일 국가대표로 선발돼 주니어무대를 휩쓸었고, 2011년 3월 KIA클래식 우승으로 '섹시 챔프'의 반열에 합류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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