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반도체 사업 진출에 나선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마이크론 인수에 실패한 뒤 이달 초 SK하이닉스측에 지분 인수 및 중국에 합작 반도체 라인 설립 등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26일 중국 칭화유니그룹으로부터 협력 관련 제안을 받았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이를 거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력 제안에 대해선 밝힐 수 없지만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며 칭화유니그룹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이달 초 SK하이닉스를 접촉해 이같은 협력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만 테크뉴스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SK하이닉스 지분의 15~20%를 인수하고 중국에 낸드플래시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대만 디지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D램 업체와 합작사 설립 또는 기술 라이선싱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대만 1위 시스템반도체 업체 미디어텍에 거액의 인수 제안을 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고 9월에는 낸드플래시 업체 미국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 22조원)에 우회 인수했다.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 D램,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전 영역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자오웨이궈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0년까지 470억달러(54조원)을 투자해 세계 3위 반도체 업체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며 반도체 시장 진출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칭화유니그룹을 비롯한 중국 거대 자본의 시장 진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칭화유니그룹에 인수된 샌디스크는 지난 3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5.4%를 기록하며 마이크론을 제쳤다.
이미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관세 등의 무역 장벽을 통해 자국 업체 육성에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향후 반도체 시장서도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무역 장벽을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막대한 자본을 가진 칭화유니그룹 등의 중국 전자업체들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는 거절했다지만 조만간 중국이 D램과 낸드 시장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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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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