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가수 아이유의 노래 ‘제제’ 가사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가사의 해석을 두고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건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한국어판을 펴낸 출판사 동녘이 아이유가 작사한 노래 ‘제제’에서 다섯살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아 유감이라며 문제 제기한 데서 출발했다.
영화평론가 허지웅과 소설가 이외수는 SNS에서 이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허지웅은 SNS에 “출판사가 문학의 해석에 있어 엄정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라고 해석의 자유를 옹호했다.
그러나 이외수는 한 누리꾼이 이번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전시장에 가면 ‘작품에 손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을 보게 됩니다”라고 말하며 “왜 손대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간접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자 허지웅이 “이외수 작가님은 자기 작품이 박물관 유리벽 안에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끔 박제되기를 바라는 모양”이라는 글을 올리자 이외수는 이를 겨냥한 듯 “누군가 오스카 와일드에게 평론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평론가는 전봇대만 보면 한쪽 다리를 들고 오줌을 누는 개와 흡사하다는 논지의 대답을 했지요”라며 “저의가 어떻든 전봇대의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겠지요”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표현의 자유이다’, ‘예술에도 금기가 존재한다’ 등으로 찬반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가수 윤종신은 SNS에 “나의 노래와 글을 읽고 나는 생각도 못한 감상과 느낌을 표현하는 분들을 봤을 때의 경이로움은 창작 후 또 다른 쾌감”이라며 “그건 오해, 오역도 아니고 그만의 상상 그리고 자유이기 때문에 그의 머릿속과 그의 표현을 지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많은 창작물의 홍수 속에 그저 듣고 읽어 준 게 고마울 뿐”이라며 아이유 측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소설가 소재원은 SNS에 “예술에도 금기는 존재한다”며 “만약 내 순결한 작품을 누군가 예술이란 명분으로 금기된 성역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난 그를 저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후의 보루는 지켜져야 예술은 예술로 남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특히 이번 ‘제제’ 논란은 아이유가 5살 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같은 앨범 타이틀곡 ‘스물셋’의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에서 아이유가 젖병을 물거나 우유를 뿌리고 립스틱을 뭉개 바른 장면 등을 지적하며 소아성애를 뜻하는 로리타 콤플렉스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이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독 룸펜스는 SNS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티브를 얻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고 과정을 설명했지만 설전은 이어지고 있다.
허지웅은 “누군가가 소아성애를 저지르거나 옹호하면 법적인 근거를 들어 처벌하면 된다”며 “자기 눈에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 이것을 소아성애에 대한 찬성이냐 반대냐로 무작정 환원하여 겁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음 아고라에는 ‘아이유의 제제 음원 폐기를 요청합니다’와 ‘아이유 제제 음원의 보전을 요청합니다’란 청원이 올라왔다. 폐기 청원에는 9일 현재 3만2000여 명이, 보전 청원에는 1000여 명이 서명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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