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8일 "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서 우리 국민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 지금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이 이 시기에 경제와 민생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이 난리를 치고 있는지, 국민을 두 쪽으로 쪼갤 때인지 이게 너무 안타까워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서 한 카페에서 학부모들과 만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한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이유에 대해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 또 넓히면 김무성 대표의 아주 편향된, 그야말로 편향된 역사관과 역사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두 분의 선대가 친일, 독재에 책임 있는 분들이다 보니 그 후예들이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 이번 교과서 사태의 배경이고 발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경우에는 "5.16 군사 쿠데타도 혁명이라고 생각하고, 유신독재는 구국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역사관으로 보면 지금 교과서들이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역사관에 대해서도 "어제 한국 역사학자 90%가 좌파가 됐다는 말을 했는데, 그럼 자신은 나머지 10%의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데 그야말로 상식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 것이냐"며 "스스로 자신의 역사관이 편향돼 있다는 걸 그 말 한마디로 그대로 자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꼬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런(친일, 친독재) 교과서를 만들지 않겠다고 황교안 총리가 대답했는데 과거에 국정교과서, 그리고 지난번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억지로 검인정 통과시켜 많은 학교에 채택시키려 노력했던 교학사 교과서를 보면 그렇게 돼 있다"며 "어떻게 우리가 그런 역사인식을 받아들이며 그런 역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로 수능이 쉬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잘못됐다고 문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해서 단일화하면 수능부담이 훨씬 커진다"며 "(국정)교과서 한 권에서 출제하면 이제는 변별력이 없어 아주 지엽말단적이고 시시콜콜한 것들을 출제하게 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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