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 여론의 찬반이 팽팽하다. 반대가 압도적인 교육 및 역사학계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국정화 문제가 '역사·교육적' 관점에서 취급되기보다 '정치·이념적'으로 다뤄진 결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의견은 42%로 조사됐다. 반대 또한 42%로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정당별, 지역별, 연령별로 살펴보면 정치·이념 성향에 맞춰 국정화에 대한 찬반 흐름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68%가 국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라고 응답한 18%를 50%포인트의 압도적 격차로 앞선 수치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선 반대가 65%로 찬성 24%를 41%포인트의 격차로 앞질렀다. 또한 전통적 여당 지지 지역으로 분류되는 대구·경북에서도 찬성(41%)이 반대(35%)보다 앞섰다. 거꾸로 전통적 야당 지역으로 불리는 광주·전라에선 반대(45%)가 찬성(34%)보다 높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새정치연합 지지자가 많은 19~29세 청년층에선 반대가 66%로 찬성(20%)보다 많았다. 60세 이상 노년층에선 찬성이 61%로 반대 응답자 11%를 50%포인트 앞섰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새누리당과 총력 저지 중인 새정치연합의 방향성이 해당 정당 지지층의 견해에도 고스란히 담기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 역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해당 조사에선 찬성이 47.6%, 반대가 44.7%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전통적 여당 지지층인 ▲대구·경북(찬성 69.2%, 반대 18.3%) ▲60대 이상(찬성 72.3%, 반대 16.5%) ▲새누리당 지지층(찬성 84.2%, 반대 8.4%) ▲보수층(찬성 76.3%, 반대 18.1%) 등에선 찬성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전통적 야당 지지층인 ▲광주·전라(찬성 36.3%, 반대 55.0%) ▲20대(찬성 38.7%, 반대 57.5%) ▲새정치연합 지지층(찬성 17.8%, 반대 75.7%) ▲진보층(찬성 18.3%, 반대 75.7%)에선 반대 견해가 주를 이뤘다.
이런 가운데 교육 및 역사학계에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집필·참여거부'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역사연구회와 한국근현대사학회는 국정화 반대 및 집필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한 한국외국어대학교·성균관대학교·서울시립대학교·중앙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경희대학교 사학 및 역사계열 교수들이 집필 거부를 선언한 상황이다.
갤럽 조사는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3명 대상의 휴대전화 RDD(임의 번호 걸기)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50%)와 휴대전화(50%) 임의걸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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