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원규 기자] 롯데그룹의 형제 간 2차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되면서 최근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던 롯데 그룹주가 삐걱거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72%, 3.87%, 3.91% 하락했다. 반면 롯데케미칼(2.65%), 롯데손해보험(1.08%), 롯데푸드(0.10%)는 이날 상승했지만, 이는 전날 4.86%, 3.69%, 4.27% 하락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롯데그룹주는 최근까지 지배구조개편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롯데제과는 월별기준으로 전달 대비 12.89%나 오르는가하면 롯데케미칼(9.31%), 롯데쇼핑(6.73%), 롯데칠성(5.56%)이 상승했다. 같은기간 코스피가 1.10%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2개 증권사의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은 38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2억보다 16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롯데쇼핑(-10.34%)만 제외하고 롯데칠성(48%), 롯데제과(6.43%)도 영업이익 개 선이 예상된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형제의 난 이후 시점은 롯데그룹의 통일기였다"며 "곧 상장하는 롯데호텔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해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 극대화가 예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하면서 기대는 우려로 바뀌는 분위기다. 경영권 분쟁이 심화될 때마다 롯데그룹 계열사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분쟁 발생 전이었던 지난 7월1일 롯데그룹주의 시가총액은 27조2062억원이었지만 분쟁 이후 시점인 8월10일에는 22조7607억원으로 약 한달만에 4조4455억원이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형제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롯데그룹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두 형제 모두 롯데 계열사 지 분을 상당부분 가지고 있어 이번 2차 경영권분쟁으로 원활한 지주회사 전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주가도 이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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