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경제계가 군심(軍心)잡기에 나섰다. 식음료와 외식, 스포츠의 기업과 금융권이 장병들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군부대 방문과 묘역정화활동 등을 통해 호국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애국심고취와 청년고용절벽 해소를 위해 군장병 취업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면서 분단국가만의 독특한 사회적책임활동도 눈에 띄고 있다.
경제계는 이날부터 내년 10월 1일까지 1년간 대통령 특별휴가를 나오는 56만 군장병들을 대상으로 90개 브랜드 무료 및 할인혜택 제공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삼성, 한화, SK, LG, 롯데, SPC, 현대자동차, GS, 코오롱, 아모레퍼시픽, CJ,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64개 기업 90개 브랜드가 함께 참여한다.
-64개기업 90개 브랜드 1년내 휴가나오면 다양한 할인혜택-
삼성은 신라호텔 및 신라스테이, 에버랜드, 패션과 스포츠 부문에서 참여한다. 서울신라호텔은 숙박일수에 따라 본인 및 동반 직계가족에게 표준객실료의 20~50%, 식음료 10% 할인을 제공한다.
패션부문은 갤럭시, 로가디스, 빨질레리, 엠비오, 일모, 빈폴(남/여, 키즈, 골프, 아웃도어, 액세서리), 에잇세컨즈, 라베노바 등 8개 브랜드가 참여하여 본인에 한해 정상가의 20% 할인이 적용되며, 세일기간에는 1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화는 광복 70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부사관 이하 현역 군장병이 한화리조트, 설악 워터피아, 제이드가든, 아쿠아플라넷 제주/여수/일산 및 더 플라자 호텔, 63빌딩 레스토랑 4개점과 중식당 티원 6개점, 한식당 마루, 복합레스토랑 나무를 이용할 경우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SK는 패션사업을 펼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3개 의류 브랜드 할인에 나서는 한편, 문체부 및 스포츠협회들과 협의를 통해 경기 관람 혜택을 제공한다.SK 구단이 참여하는 프로야구, 축구, 농구 경기의 할인 및 무료 관람 또한 지원하며, 특히 SK핸드볼코리아리그 전 경기에 대해 군장병 본인과 동반 2인에게 VIP석 및 간식을 제공한다.
LG의 경우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은 국군의 날인 10월 1일부터 군인전용제품을 포함한 남성용 제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며 비욘드는 11월부터 군장병에게 남성용 제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LG트윈스는 내년 경기 일반석의 가격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군 장병에게 제공하고 LG세이커스는 홈 경기에 군 장병을 무료로 입장시킬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시네마를 방문하는 군장병들은 본인과 동반 3인까지 6000원에 관람 가능하며, 내년 9월30일까지는 특별휴가증과 쿠폰을 제시할 경우 콤보세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롯데월드는 본인의 자유이용권 무료 이용이 가능하고, 카페 엔제리너스에서는 아메리카노 1잔을 무료 제공한다. 롯데호텔은 숙박 및 식음 할인을, 세븐일레븐은 주요 상품에 대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는 기아타이거즈 야구경기를 비롯해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 경기는 일반석 50% 할인입장을, 전북현대축구단 경기는 장병 본인과 동반1인 무료, 울산모비스 피버스 농구경기는 장병 본인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코레일은 군 사기진작을 위해 올 1월부터 폐지됐던 '평상시 군 장병 할인제도'를 지난달 25일부터 재개했다. 할인율은 KTX와 일반열차 모두 운임의 10%다.
-투철한 군인정신에 취업특혜-
군장병에 가장 큰 혜택은 취업우대다. SK그룹은 북한의 목함지뢰ㆍ포격 도발 당시 스스로 전역을 늦춰 화제가 된 장병들을 채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3일 서린사옥에서 입사를 희망하는 전역 연기 장병들을 대상으로 특별채용 설명회를 하고 지원자 60여명에 대한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채용담당자와 면담 등 소정의 과정을 거쳐 SK그룹 관계사에 채용된다.
롯데그룹 전역을 자진 연기한 장병들 가운데 현재 전역했고 취업 의사를 밝힌 12명에 대한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는 이번 면접 대상인 12명 뿐 아니라 전역 연기 의사를 밝힌 병사 87명 가운데 나머지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전역 후 모두 채용할 방침이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전역 예정인 군장병을 상대로 특별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날부터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채용 전형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전역 예정인 군장병과 군필자가 대상이며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에서 우대 혜택을 준다. 스타벅스는 현역 군장병의 편의를 위해 전방 주요 지역을 직접 방문하는 현지 면접과 커피 세미나도 준비할 예정라고 밝혔다. 최종 면접 합격자는 전역 후까지 입사 유예 적용을 받는다.
중견기업연합회는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전역 연기를 신청한 장병들의 중견기업 취업 수요를 파악하고 희망과 적성에 맞는 우수 업체에 적극적으로 취업을 알선할 계획이다.부산에 본사를 둔 종합 화학소재 기업 동성그룹 역시 전역 연기 장병들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천안함 사건 유가족 중 사망자의 직계나 배우자, 형제자매까지 대상을 확대해 2010년부터 채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5주기에는 그룹에 이미 입사하거나 입사 예정인 천안함 유가족 14명과 희생자들의 뜻을 기리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순국선열도 보듬는다-
참전용사 지원과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활동도 활발하다. 효성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부상한 김정원ㆍ하재헌 하사 등 육군 1군단 수색대대 장병의 전공(戰功)을 기리는 기념공원 조성비용 2억원 전액을 후원키로 했다.
효성은 2010년 1군단과 1사1병영 후원 협약을 맺었다. 또 6ㆍ25 참전용사들의 노후한 주택의 보수를 지원하는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을 후원하고 국립서울현충원 등과 1사1묘역 가꾸기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호국보훈활동을 하고 있다.
㈜한화도 지난 2011년 국립서울현충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년 2회 이상 방문을 통해 헌화, 묘비닦기 등의 묘역정화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재계 수장들"투철한 애국심에 기업들 안심하고 경영매진"
경제계의 이같은 호국활동은 총수들의 강력한 의지에서 이뤄졌다. 경제계를 대표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지난달 24일 수도방위사령부를 방문, 35특공대대 3중대 생활관을 참관하고 국토방위를 위해 애쓰는 국군장병을 격려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일에는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목함지뢰 폭발로 인해 부상당한 장병들을 위문했다.
허 회장은 "최근 안보위기 상황속에서도 국군장병들이 투철한 애국심으로 우리나라를 튼튼히 지켜준 덕분에 기업들이 안심하고 경영활동에 매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이 전역연기 장병을 특별채용키로 한 것은 최태원 회장이 언론을 통해 이런 사실을 접하고 감동을 받아 관련 부서에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해서 이뤄졌다. 최 회장은 또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선배 세대와 국가 유공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해야 하는 것이 광복 70년의 의미"라며 "이와 관련한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천안함 유가족에 보낸 격려편지에서 "지난 날 여러분의 사랑하는 가족이 우리의 조국을 지켜 주었듯이, 앞으로 우리 한화에서는 제가 여러분의 든든한 가족이 돼 함께 하겠다"면서 "여러분의 형제가 배우자가 아버님이 대한민국의 수호신이었던 것처럼, 여러분도 한화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며 자랑스런 영웅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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