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만 하면 '토나와', 동반자에게 마크하라고 할 때는 '오바마' 등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토나온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한 대회에서 전반 9개 홀을 마친 선수에게 "잘 쳤냐"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토나올 것 같다"는 대답이다. "체했냐?"고 묻자 "컨디션은 최고"라고 웃으며 10번홀로 향했다. 9개 홀을 모두 파로 마쳐 "파를 너무 많이 먹어서 토할 것 같다"는 의미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선수들은 물론 아마추어골퍼에게도 유행하는 기발한 '골프은어'들이다.
먼저 티잉그라운드에서 자주 쓰는 은어다. "배꼽이 나왔다"는 말이다. 티 마크 앞쪽에 티를 꽂는 경우다. 아마추어골퍼의 대표적인 심리다. 티 샷을 조금이라도 멀리 보내기 위해 무의식 중에 하는 행동이다. '배꼽'을 무시하고 쳤다가는 엄청난 재앙에 직면한다. 골프규칙에서는 2벌타를 받고 다시 샷을 해야 한다. 아마추어골퍼는 보통 티를 다시 꽂는 것으로 용서가 된다.
버디 없이 보기만 줄줄이 기록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했을 때 나오는 탄식이 "땅만 팠다"다. 아무런 소득없이 디봇만 냈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변태'라는 말도 통용된다. "행동(?)은 하지 못하고 보기만 한다"는 설명이다. 러프만 전전하면 동반자들이 "그린피 다 내지마"라고 한다. 페어웨이를 '보호'했으니 그린피라도 할인받으라는 비아냥이다.
'알까기'는 공이 분실된 상황에서 동반자 몰래 다른 공을 슬쩍 떨어뜨리는 부정행위다. 당연히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예전에 파3홀에서 '알까기'를 했는데 원구가 홀 안에서 발견됐다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다. 홀인원을 하고서도 말을 못하는 처지다. 그린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오케이(OK)를 바라지 말고 마크를 하라"는 표현이다.
일본어로 입, '구찌'는 말로 멘탈이 약한 상대방을 흔들어놓는 것이다. 이밖에 첫 홀인 1번홀에서 한 명이라도 파를 하면 동반자들의 스코어를 모두 파로 써주는 '일파만파', 4개 홀 연속 파를 잡았을 때 '아우디파', 5개 홀 연속 파는 '올림픽파', 더블파를 기록하면 '양파'다. B2B(벙커에서 벙커로), CEO(씨, 이것도 온이야) 등도 골퍼들만 알 수 있는 말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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