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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원하는 근로자들, 파업보단 고용안정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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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교섭 타결률 작년대비 26%P 상승…무노조 기업은 더 높아
양대노총, 연대투쟁 예고했지만…하투 파급력 약할듯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혜민 기자] 노동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노동개혁을 저지한다는 명분과 임금인상과 복지확대의 실리를 앞세워 전국 사업장 근로자들을 총파업의 대열에 끌어들여 하투(夏鬪)를 본격화할 채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돼 온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마저 18년 만에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연대투쟁을 예고했다. 상급단체들의 이런 방침에 강성의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주요 사업장의 세(勢)몰이에 나서면서 개별사업장은 경기둔화와 실적부진, 파업가능성 등으로 혼란에 빠지고 있다.

안정 원하는 근로자들, 파업보단 고용안정 택한다 ▲지난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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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의 의기투합=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4일 서울역과 대학로에서 각각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안 저지 등을 위해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5일 2차 총파업에 나선다. 최저임금 인상을 중심으로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지난달 한국노총도 1997년 이후 18년 만에 총파업안을 가결했다. 총파업 시기는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추진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노총ㆍ민주노총 제조부문 노조는 오는 22일 공동 총파업을 각각 예고했다. 임금피크제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노사 양측의 견해차가 워낙 커 하투가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회사 상황 아랑곳 않는 강성노조=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전자, 자동차, 중공업 등 주력산업 모두 실적부진을 예상하고 있지만 각 사업장의 노사관계는 이런 흐름과 정반대다. 실적부진과 주가하락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현대차는 법원에서 이미 판결(사측 승리) 난 통상임금을 놓고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은 임금 인상률과 복리후생 부분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메르츠증권은 "환율, 판매 부진, 노조 파업 가능성 등으로 오는 3분기까지는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차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458억원의 손실을 낸 한국GM은 노조가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 및 상여 지급 기준 금액의 50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냈다.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조선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 시기가 늦어진다며 노조가 7일 파업 출정식을 열고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했다. 임금협상을 두고도 노사가 13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줄다리기만 계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여름 휴가 전 교섭이 끝날 수 있도록 매일 교섭을 진행하자고 주장하면서 실무협상도 시작하지 못했다.


안정 원하는 근로자들, 파업보단 고용안정 택한다 ▲7일 노조 통합을 선언한 동국제강의 박상규 노조위원장(사진 오른쪽)은 서울 을지로 동국제강 본사에서 ‘노사 상생협력 공동선언식’을 열고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 왼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공 : 동국제강)


◆근로자들은 "안정 원한다"= 노조단체들이 투쟁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개별사업장 근로자들은 속속 안정을 택하고 있다. 동국제강 노조는 그간 따로 유지돼 온 유니온스틸 노조와 7일 통합하고 올해 임단협을 회사에 위임하기로 했다. 경영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갈등과 반목 보다는 임직원의 단합된 힘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상규 통합노조 위원장은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지키고 철강사업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노조가 앞장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고용노동부가 상반기 말 100인 이상 사업장 1만571곳의 임금교섭 타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임금교섭 타결률은 43.7%에 달했다.


이는 작년 동기(17.5%)보다 26.2%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고용안정이 우선인 까닭에 근로자들이 낮은 임금인상률을 감내하기 때문이다. 무노조 기업의 임금교섭 타결률은 지난해 상반기 말 19.1%에서 올해 상반기 말에는 무려 53.1%로 높아졌다. 반면에 유노조 기업은 13.6%에서 17.9%로 오르는 데 그쳤다.


또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종업원 100인 이상 기업 소속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8%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찬성한 이유로는 '실질적 고용안정이 가능하다(56.3%)'는 응답(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신규채용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37.6%에 달했다.


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노동계의 총파업의 파급력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금 협상안을 보면 회사 측은 임금총액 기준 평균 3.0% 인상을 제시한 반면 노조 측은 5.8%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업들은 3.9% 선에서 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양대노총이 정부의 노동개혁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개별기업 노사현장에서는 정치파업이라는 부담이 있고, 개별사업장 단위의 임단협 이슈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총파업의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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