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수입 대형트럭 시장 1위 볼보트럭이 국내 중형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2020년까지 '연간 4000대 판매, 중대형 시장 1위'라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최근 상용차 사업부문 재정비를 마친 현대차와의 경쟁이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트럭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전자식 자세제어장치(ESP)가 적용된 '볼보 FL 시리즈'를 이달부터 출시한다.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장치는 그동안 고급 승용차에만 탑재됐던 시스템으로 차량 미끄러짐이나 전복 위험성이 높은 트럭 운전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로 꼽혀왔다.
가격은 높다. 이번에 출시한 'FL 시리즈'는 8800만원으로 현재 점유율 1위 현대차가 내놓는 메가트럭(6000만~6440만원)과 2위 타타대우의 프리마(7000만~7500만원)와 비교하면 최대 2000만원 이상 비싸다.
하지만 'FL 시리즈'의 옵션이 프리미엄 수준인 데다 향후 현대차와 타타대우가 유로6에 맞춰 내놓을 모델이 1000만원 이상 가격이 뛸 점을 감안하면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게 김영재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의 설명이다.
이에 맞춰 2020년에는 연간 4000대 판매에 도전한다. 지난해 대형트럭을 중심으로 달성한 1600대의 판매량과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치다. 연간 1만대 수요의 중형트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 60%를 무너뜨리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존 수요층을 바탕으로 한 현대차의 방어 태세도 만만치 않다. 우선 2020년까지 상용차 부문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로 연간 생산량도 1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연구개발조직인 상용차개발센터를 상용연구개발담당으로 변경하고 산하에 상용개발센터와 상용설계센터를 새로 구성하기도 했다. 임원 교체를 통한 인적쇄신도 끝냈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공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조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트럭 시장 위주로 활동하던 수입차 업체들이 라인업 강화를 통해 중형시장에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며 "이에 국내 수요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토종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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