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주류시장 전망
작년 소주 내수 시장 역성장
외식 줄고 적당한 음주 트렌드
소주 수출, 1억달러 이후 첫 숨 고르기
2026년 수익성 관리 핵심 과제
#국내 최대 주류기업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000억원(3.9%) 넘게 빠졌다. 롯데칠성주류 부문은 연매출이 8.6% 감소했는데, 내수 시장에서 주종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하향세를 기록한 탓이다. 특히 국내 소주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동반 역성장은 국내 주류시장이 '침체의 늪'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회식과 모임이 사라진 일상이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으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술을 덜 마시는 '소버 라이프' 트렌드가 확산된 영향이다. 소버 라이프는 '술에 취하지 않은(Sober)'과 '삶(Life)'을 합친 신조어로, 알코올 섭취를 최소화하고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도수의 술을 소량만 즐기는 방식을 뜻한다. 여기에 고물가 장기화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외식이 대폭 줄고, 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주류시장은 성장 공식을 포기하고 수익성 관리가 핵심 경영 과제가 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소주 내수 매출액은 3분기 누적 기준 9745억원으로 전년 동기(9710억원)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형상으로는 소폭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과 판가 조정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국내 소주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멈췄다는 점은 소주 내수가 더 이상 성장이 가능한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장 멈춘 국내 소주 시장
롯데칠성음료의 실적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롯데칠성의 내수 소주 매출은 25년 3511억원으로, 전년(3608억) 대비 2.69% 역성장했다. 제로슈거 소주 '새로'를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지만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를 넘어서지 못했다.
업계 1·2위 모두 정체된 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최근 소주 내수 시장의 부진은 개별 기업의 전략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식·유흥 소비 회복이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회식 문화의 축소와 2차·3차 소비 감소가 일시적 경기 요인이 아닌 소비 행태의 변화로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저도주·무알코올 선호 확산이 맞물리면서 '마시는 횟수'뿐 아니라 '마시는 양' 자체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소비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
소주는 가격 접근성이 좋고 가정용 소비 비중도 커 다른 주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강한 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맥주·와인 등 일부 주종이 더 큰 폭의 감소를 겪은 것과 대비된다. 다만 이 같은 방어력은 하방을 막는 역할에 그칠 뿐 내수 시장의 외형을 다시 키우는 동력으로 작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제품 전략에서도 시장의 성격 변화가 드러난다. 제로슈거 소주가 이미 기본값으로 자리 잡은 이후 업체들의 전략도 신규 수요 창출보다는 기존 소비자의 이탈을 늦추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플레이버 확장, 도수 조정, 패키지 리뉴얼이 이어졌지만 이는 시장 외형 확대보다는 브랜드 선택지를 넓히는 경쟁에 가까웠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소주 시장에선 새로운 히트 상품은 나타나지 않았고, 특정 브랜드의 선전이 전체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소주 수출도 첫 역성장…조정 국면 진입
소주 수출도 지난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9652만달러(약 1390억원)로 2024년(1억409만달러)보다 7.3% 감소했다. 2023년 이후 2년 연속 이어지던 수출액 1억달러 기록도 2년 만에 꺾이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수출량 역시 7만54t에서 6만4975t으로 7.3% 줄었다.
다만 이를 'K소주 붐의 종료'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소주 수출이 지난 3~4년간 이미 빠르게 확산하며 주요 시장에서 성장의 기울기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소주 수출액 증가율은 2022년 13.2%에서 2023년 8.7%, 2024년 2.6%로 둔화한 뒤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지난해 소주 수출 규모가 줄어든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핵심 시장의 성숙이 꼽힌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신규 국가나 채널에 진입하는 것만으로도 물량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소주가 익숙해지면서 유통망 확대만으로 물량이 늘어나기 어렵고, 기존 시장 안에서 경쟁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여기에 카테고리 경쟁 심화도 수출 성장 둔화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외 주류 시장에서도 RTD, 하이볼, 보드카·진 등 베이스 스피릿을 중심으로 한 경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주가 차지하던 '저도수의 가벼운 증류주'라는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소주 자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지 않더라도 성장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던 트렌디한 주류 소비가 다른 카테고리로 분산되면 수출 증가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리의 시대…경영 전략 기준이 바뀐다
올해 소주 시장은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반등 가능성보다 구조적 안정성이 먼저 점검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은 회식·유흥 소비의 구조적 축소와 저도수·무알코올 선호 확산이 이어지는 한 지난해와 유사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소비량이 다시 늘어나기보다는 현재 수준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쟁의 초점도 달라질 전망이다. 과거처럼 물량 확대나 점유율 경쟁으로 성과를 내기보다 가격대별 포지셔닝과 유통 채널 역할을 어떻게 재정렬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가정용 채널에서는 판촉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수익성 훼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채널별 전략을 세분화하는 움직임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 역시 방향성은 더욱 분명하다.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이미 진입한 시장에서 '소주를 어떻게 소비시키느냐'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유흥 채널에서의 활용도, 칵테일 베이스로서의 정착 여부 그리고 현지 소비자에게 '한국식 증류주'로 인식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 구축이 관건이다. 단기 물량 증감보다 맥락과 포지션을 확보하는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프리미엄·증류식 소주는 올해 소주 수출의 질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시장에서라도 '한국식 스피릿'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단가와 수요를 동시에 방어할 수 있지만 반대로 RTD·하이볼 경쟁이 더 격화할 경우 소주는 저도수 증류주 중 하나로 소비가 분산되며 성장 탄력이 더욱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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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이제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기존 시장을 어떤 구조로 관리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2026년은 확장을 전제로 한 경쟁이 아니라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전략의 정교함이 성과를 가르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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