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외국인지분율이 우호지분율보다 높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삼성물산과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상장사 외국인 지분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유가증권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외국인 투자제한종목인 한국전력을 포함해 삼성물산의 인수주체인 제일모직, 금융지주사 신한지주 등 5개 종목을 제외한 15개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30%를 넘는 종목이 절반이 넘는 9개 종목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의 평균 지분율은 38%를 웃돌았다.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는 상장사는 KT&G, 포스코, SK하이닉스, 삼성화재,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6개사였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삼성화재, SK텔레콤, SK하이닉스, LG화학 등은 오너 등 실질 지배주주를 포함해 계열사의 지분이 외국인 보다 적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보유지분은 51%에 달하는 반면 이건희 회장 등 오너가와 계열사 지분을 합하면 29%로 20%포인트 이상 적다. 현대차 역시 정몽구 회장은 오너가와 계열사 지분을 합하면 32% 수준이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44%로 12%포인트 이상 높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보유지분이 53%에 달하지만 그룹의 우호지분을 다 합쳐도 21%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는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등이다. 삼성생명은 오너가와 계열사를 포함한 우호지분이 52%, 외국인 지분율은 17%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우호지분은 49%, 외국인 지분은 29%로 조사됐다. 삼성물산 인수 당사자인 제일모직도 우호지분이 66%, 외국인 지분은 3%대다.
외국인 지분율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의 지분율이 늘수록 매력적인 종목으로 판단한다. 투자지표로 활용되는 셈이다. 반면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분쟁처럼 외국인들의 지분율이 높은 만큼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존재하기도 한다. 경영참여를 선언해 언제든지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상위기업에 투자하는 외국계 자금은 글로벌 연기금을 비롯해 인덱스 펀드 등 다양하지만 사모형태로 운영되는 펀드의 경우 지분을 확보해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딴지를 걸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위 상장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 탓에 '삼성물산-엘리엇'과 같은 유사한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경영권 승계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투자시장이 개방된 이후에도 한국의 기업들은 주주 자본주의 시스템 보다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 시스템에 익숙해 있어 여전히 지배구조가 매우 취약하다"며 "경영권 승계에 나선 기업 등 지배구조 문제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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