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편입임박
8거래일 연속 순매수에서 매도세로 전환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중국 본토주식(A주)의 모건스탠리 신흥국지수(MSCI EM) 편입 여부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 상장 주식 73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도중에도 8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다 매도세로 급선회한 것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꾸준히 국내 주식을 매입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 1조35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4월 4조675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도 올해 1월 31.2%에서 지난달 말 30.1%까지 줄었다.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중국 A주의 MSCI EM 편입 여부를 놓고 형성된 경계심리가 외국인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와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 여부는 영향력이 큰 이벤트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경계 심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일정 기간 증시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 중국 A주가 MSCI EM에 편입되더라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입이 된다고 해도 실제 편입이 이뤄지는 시점은 1년 뒤이며 초기 편입 비율은 5%내외로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이 전격 결정될 경우 실제 편입은 내년 6월부터라 올해 당장 국내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 A주 시가총액이 2조달러(약 2237조원)라는 점에서 부담은 있지만, 전 세계 자금의 신흥국지수 배분을 고려했을 때 내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동향에 미치는 영향력은 4300억원에 그칠 전망이라 수급 부담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5%를 시작으로 단계적 부분 편입이 유력하다는 점에서도 과도한 우려를 앞세울 필요가 없다"며 "5% 편입시 중국 비중은 24.97%에서 26.77%로 늘고, 한국 비중은 14.58%에서 14.23%로 축소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며 중국 A주 편입에 따른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이달 초 임종룡 위원장과 최경수 이사장 명의로 MSCI에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편, 중국 A주의 MSCI EM 편입 여부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6시30분께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편입이 불발되면 내년 6월까지 다시 기다려야 한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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