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폭파 뒤 도주 과정서 총격전까지
보안 시스템 작동으로 현금 탈취는 실패
용의자 2명 체포, 공범 추적 중
이탈리아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괴한들이 현금 수송 차량을 탈취하려는 일이 발생했다. 소총으로 무장한 이들은 폭발물까지 동원해 차량을 폭파했지만, 보안 시스템 작동으로 현금 탈취에는 실패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 레체와 브린디시를 잇는 613번 국도에서 무장 강도들이 현금 수송 차량을 노린 습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괴한들은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무장한 채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현금 수송차를 가로막고 폭발물을 터뜨렸다. 현장을 촬영한 주변 운전자들의 영상에는 복면을 쓴 남성 최소 6명이 차량 여러 대에서 내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괴한 중 일부는 총기를 들고 주변을 경계했고, 다른 이들은 수송차로 접근했다. 곧이어 폭발과 함께 연기와 파편이 치솟으며 수송차 뒷문과 지붕이 크게 파손됐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에서 금고 차량을 탈취하는 범죄극을 그린 영화 '이탈리안 잡'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는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폭발 직후 괴한들이 수송차 내부 물품을 승용차로 옮기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지만, 실제 현금 탈취에는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군경찰 카라비니에리의 크리스티안 마렐로 대령은 "차량에 있던 현금은 도난당하지 않았다"며 "폭발 직후 원격 제어로 작동하는 보안 시스템이 가동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카라비니에리 대원들은 도주하는 강도들을 즉각 추격했고, 이 과정에서 자동소총과 산탄총이 난사되는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다행히 경찰관과 민간인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지 언론은 용의자 가운데 2명이 살인 미수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38세와 61세로 알려진 이들은 범행 후 차량을 버리고 인근 들판을 가로질러 도주하다가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이번 범행에 총 8명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도주한 나머지 공범들을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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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풀리아주는 이탈리아 20개 주 가운데 현금 수송차 습격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보안요원 노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이러한 범죄로 약 16억유로(약 2조8000억원) 상당의 현금과 귀중품이 도난당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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