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자회사인 SK에너지가 직접 소유ㆍ운영해온 포항물류센터를 100억 원에 매각했다. 매각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매각으로 SK에너지의 물류센터는 15개에서 14개로 줄었다. 자회사인 인천석유화학은 인천부지 내 유휴부지를 매각 진행 중에 있다.
이번 매각은 올해를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생각하는 정철길 대표의 의중이 담겨있다. 정 대표는 최근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줄이기에 나선 데에 이어 유휴자산 매각까지 나서며 SK이노베이션의 체질개선에 나섰다. 정유산업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초강수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정 대표는 올 연말까지 몸집 줄이기를 계속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 대표는 1분기와 같은 실적호조가 오래 못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적이 반등한 지금을 오히려 기초체력을 보강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번 포항물류센터 매각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SK에너지의 포항물류센터 매각으로 GS칼텍스도 포항에서 동시 철수했다. SK에너지 포항물류센터는 SK뿐만 아니라 GS칼텍스의 제품도 다루고 있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대법)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물류효율화를 위해 제품 교환이 가능하다. SK울산공장과 GS칼텍스의 여수공장에서 가공된 제품들이 포항물류센터를 거쳐 인근 지역의 주유소로 출하되는 시스템이다. GS칼텍스는 SK포항물류센터 인근에 물류소송체계를 갖추고 자사인력을 파견해 SK와 함께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포항 인력을 철수, 대구 등 타지역 물류센터로 이동시켰다. GS가 사용하던 대지는 현재 휴유지로, GS는 이 땅을 임차해 써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SK포항물류센터 매각에 따라 우리도 철수한 상태"라며 "포항에서 진행하던 사업은 타물류센터에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포항물류센터 매각 및 철수로 포항에는 정유4사의 물류센터가 전무하게 됐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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