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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협상 시한…민생·경제·재정 다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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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협상 시한…민생·경제·재정 다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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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시한, 추진 동력 갖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졸속 협상 도출
-공무원연금 개혁 그나마 약속 시한 지킨 것 높이 평가됐으나
-6일 처리 무산되면서 '졸속 협상'만 남아…나비효과로 민생·경제·재정 수렁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시한에 발목 잡힌 졸속 협상으로 인해 민생ㆍ경제ㆍ재정이 모두 수렁 속으로 빠지고 있다. 허점투성이 개혁이라는 평가 속에 그나마 시한이라도 지켰다는 '명분'을 내세웠던 공무원연금 개혁은 약속한 시간도 못 지킨 채 나비효과로 100여건의 민생ㆍ경제ㆍ재정 법안까지 허공에 날려버렸다.


여야가 2일 전격적으로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적연금 강화 연계, 중ㆍ하위직 공무원 연금 인상 등 허점이 많은 협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여야가 공무원단체와의 끈질긴 대화 속에 약속한 5월6일 처리 날짜를 지키게 됐다는 점은 높이 평가됐다. 시한에 쫓겨 졸속 협상을 이뤘지만, 한편으로는 시한이라는 압박 때문에 막판 대타협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가 6일 시한 마저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결국 '졸속 협상'이라는 불명예만 남게 됐다. 졸속 협상의 대가는 컸다. 협상 내용 중 국민연금 연계 조건은 본회의 자체를 파행으로 만들었고, 국회 통과를 기다리던 민생ㆍ경제ㆍ재정 법안 100여건의 처리는 물거품이 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연말정산 환급 조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면세자 증가ㆍ세수 결손 등을 우려하면서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어렵게 처리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638만명이 1인당 약 7만원을 받는 연말정산 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환급 가능 데드라인을 11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안 처리가 11일을 넘어가면 5월 환급이 어려워 진다"며 "종합소득세 신고가 끝나기 때문에 6월 가면 환급 절차가 복잡해진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흔들린 조세제도의 안정성은 법안 처리 지연으로 더 불안해졌다.


어린이들을 위한 법안도 또 발이 묶였다. 2월 국회에서 부결돼 4월 국회 처리를 장담했던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은 또 다시 처리에 실패했다. 3∼5세 어린이들의 무상보육을 위한 누리과정 예산을 최대 1조원까지 지방채로 마련할 수 있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 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서민경제를 위한 법안도 처리가 무산됐다. 부실 상조회사들의 납입금 '먹튀'를 막는 할부거래법 통과가 불발됐다. 건물주의 횡포에 무방비였던 상가 권리금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어렵게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생활임금제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최저임금법 또한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서 계류됐다. 졸업 여부와 상관없이 의무 상환이 시작되는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에 대해 부담을 줄여주는 법안도 처리되지 못했다.


경기 침체를 살려보겠다는 정부의 야심한 경제활성화법 9건 처리도 기약이 없게 됐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학교 앞 호텔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 9건 가운데 6건은 여야 이견차로 소관 상임위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크라우드펀딩법,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 산업재해보상법 등 나머지 3건은 상임위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법사위에 넘어간 상태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후폭풍으로 처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안 처리를 위한 5월 임시국회를 11일부터 단독으로 소집한 상태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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