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연맹(KBL)이 프로농구 개막을 9월 중순으로 한 달여 앞당긴다. 정규리그 일정도 종전보다 늘린다. 지난 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끝난 단장 워크숍에서 잠정 합의한 사안으로 오는 29일 사무국장 회의를 거쳐 이사회에 상정한다.
이른 개막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과 일정이 겹쳐 흥행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일정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9월23일~10월3일)와도 맞물린다. 간판스타들의 이탈로 시작부터 김이 샐지 모른다. 일부 구단은 체육관 대관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한다. 특히 수도권에 연고를 둔 구단들이 지자체와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KBL이 변화를 강행하는 이유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다. 이성훈(55) KBL 경기이사는 "그동안 빡빡한 일정 때문에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의 질이 떨어지고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주당 열 경기를 하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줄여 경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KBL은 월요일 경기를 폐지하고 화ㆍ수ㆍ목ㆍ금요일에 한 경기씩 배치할 계획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두세 경기를 할 예정이다.
KBL은 TV 중계권, 아시아선수권대회, 체육관 대관 등 다양한 걸림돌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에 대한 피해의식을 걷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 이사는 "일정을 어떻게 짜도 피하기 어렵다면 챔피언결정전을 성대하게 치르는 편이 낫다"고 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해서는 "FIBA가 2017년부터 대륙선수권대회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축구의 'A매치 데이'처럼 일정을 조절하면 된다"고 했다.
체육관 대관 문제는 각 구단의 의견을 수렴하되 다수가 반대하지 않는 한 바뀐 일정을 적용한다. 이 이사는 "프로농구 흥행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각 구단 단장들이 동의한 내용"이라며 "미래를 위한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