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내츄럴엔도텍 주식 265억 사들여…팔고싶어도 연일 하한가에 자금 묶여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국내 연기금들도 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킨 내츄럴엔도텍에 거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연기금은 국민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연기금은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265억5700만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기관들 중 가장 많이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기관은 352억2500만원어치의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매입했다. 이 중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가 75%나 된다. 다른 기관 순매수 규모는 사모펀드가 80억2900만원, 금융투자는 42억700만원, 투신 19억7000만원 등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432억58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761만98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내츄럴엔도텍에 투자한 기관들은 진퇴양난 상태에 빠졌다.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어 매도 주문을 내도 팔리지 않아 자금이 묶인 상태다. 가짜 원료 파문이 일어난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츄럴엔도텍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의혹이 불거지기 며칠 전까지 내츄럴엔도텍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지난 6일 키움증권은 국내 채널이 다각화되고 수출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내츄럴엔도텍 목표주가를 기존 6만6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대폭 높였다.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했다. 지난달 교보증권은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64%나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 10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증권사들도 가짜 원료 논란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 논란으로 내츄럴엔도텍 실적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TV홈쇼핑으로 내츄럴엔도텍 반품·환불 요청이 빗발치고 있어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내츄럴엔도텍 판매를 중단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 임원 일부는 논란이 생기기 전인 지난달 주식을 매도해 '비공개 정보 이용'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의 한 임원은 한국소비자원이 샘플을 수령해 간 지난달 26일부터 5일에 걸쳐 주식 1만주, 약 7억3400만원 규모로 장내 매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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