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이달들어 30원 이상 급등에도 현대차 등 상승폭은 제한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매출 악영향 우려 지속"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이달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30원 이상 급등하는 등 달러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대표적 강 달러 수혜주인 자동차주들은 여전히 서행 중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차는 이달 초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16만1500원에서 17만5500원으로 8.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주가가 1.31%, 1.82% 올랐다.
원ㆍ달러 환율이 이달들어 1100.8원에서 전날 1131.5원까지 30.7원 급등한 것에 비해 자동차주의 상승폭은 기대보다 크지 않았다. 보통 자동차주의 경우 달러강세는 수출경쟁력 강화로 인한 호재로 인식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고 미국의 조기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함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의 가격경쟁력 강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강세가 원화가치 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 통화가치를 동반 하락시키면서 국산차의 가격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됐다. 오히려 신흥국 통화가 급락하면서 신흥국 시장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주가 상단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기아차의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의 판매비중은 전체 연간 판매대수인 800만대 중 130여만대에 이를 정도로 큰데 달러강세로 이들 신흥국 통화가 급락하면서 실적 변동성 위험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전년대비 여전히 80% 이상 절하된 러시아 루블화로 인한 러시아 현지 법인의 실적부진이 큰 부담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3월과 4월에 걸쳐 계절적 성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매출증가와 유럽의 양적완화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유입 확대로 반등탄력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당장의 달러 급등에 따라 자동차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보다는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유입 흐름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야한다는 분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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