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X30 지수 1만2000선 돌파…수출·내수 살아나 상승세 계속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독일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양적완화의 최대 수혜자가 독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독일 DAX30 지수는 2.24% 급등한 1만2167.72로 거래를 마쳤다. 사상 처음으로 1만2000선을 넘어섰다. 독일 증시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4% 뛰었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유럽 주요국 증시 상승률을 넘어서는 성적이다.
DAX 지수는 프랑크프루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가운데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큰 30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이들 기업 중 올해 들어 주가가 내린 기업은 3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독일 우량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가 상승률 1위는 45%를 기록중인 화학기업 K&S다. 이어서 다임러·폴크스바겐·BMW 등 자동차업체들이 2~4위에 올랐다. 도이체텔레콤·인피니언 등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주가가 많이 뛴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다. ECB의 양적완화 효과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진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기에 낮은 금리와 저유가까지 잇단 호재들이 독일 기업들을 돕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ECB 경기부양책의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와 비교하면 더 극명해진다. 폴크스바겐과 BMW의 주가는 올해 35% 넘게 상승했다. 반면 달러 강세 기조 속에 미국 포드 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는 각각 6%, 9%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적 악재까지 겹친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11% 떨어졌다.
꾸준히 유입되는 해외 자금도 독일 증시를 띄우는 요인이다. 펀드정보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올해 유럽 주식형 펀드로 356억달러(약 40조2137억원)가 유입됐다. 지난해 1분기(320억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 액수다. 유입된 자금은 제약사 머크, 화학회사 BASF 등 독일 대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독일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는 것도 증시 호조의 배경이 된다. 독일의 산업생산은 5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 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5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고용 지표 역시 빠르게 회복중이다.
영국 헤르메스 투자운용의 앤드류 패리 주식 대표는 "독일 경제는 이미 양적완화가 필요 없을 만큼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면서 "여기에 ECB의 돈 풀기가 더해져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독일 증시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유가 국면이 길어지면서 유럽의 내수가 살아나고 있으며 이것이 독일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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