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미국서 확산 중인 '의류 대여' 부업
고가 패션 아이템 빌려주고 수익 창출
이용자는 구매 대신 대여로 부담 낮춰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옷과 가방 등을 빌려주며 수익을 얻는 '의류 대여' 부업이 확산하고 있다. 제공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으로 집세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고, 이용자는 고가 아이템을 구매하는 대신 대여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구조다.
"옷 빌려주면 최대 2000달러 벌 수 있어"
최근 미국 CNN은 '세련된 부업이 주목받고 있다 : 옷을 빌려주는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의류 대여 부업에 대해 소개했다.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는 에밀리 나세(30)는 자신의 옷과 액세서리 등을 빌려주며 한 달 최소 500달러(약 74만원)에서 최대 2000달러(약 296만원)를 벌고 있다. 그는 패션 공유 플랫폼 '픽클(Pickle)'에서 의류·잡화를 등록해 수익을 얻고 있으며, 특히 샤넬 미니 지갑은 1년간 거의 매주 대여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나세는 "제 옷장을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며 "쉽게 접하기 어려운 럭셔리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활용하는 만큼 서로에게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여로 얻은 수익 대부분을 집세 등 생활비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업 수익으로 옷을 더 구매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세는 "그럴 경제적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는 이용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사만다 메이슨(31) 역시 의류를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픽클'에선 당일 (의류) 대여가 가능하고 대부분의 패션 아이템을 찾을 수 있다"며 "샤넬이나 미우미우 같은 고가의 제품도 정가를 지불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치품 구매 대신 옷 빌리며 현실과 타협"
의류 대여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실용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 토마이 세르다리(Thomai Serdari) 뉴욕대학교 마케팅 교수는 각종 모임 및 행사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일부 젊은층이 고가의 사치품을 직접 구매하는 대신 옷을 빌리는 방식으로 타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르다리 교수는 CNN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가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켰다면, Z세대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며 "Z세대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으면서도 고급 소비에 대한 욕구가 크고, 동시에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 성향은 청년층이 처한 고용 불안 등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4.6%로, 2023년 4월 54년 만의 최저치인 3.4%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생활비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주거비와 식비 등 생활비가 빠르게 늘면서, 정치권에서는 감당 가능한 생활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부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미국 개인금융 컨설팅 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가 지난해 7월 공개한 부업 관련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은 부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의 3분의 1 이상(34%)이 정규직 외에 부업을 병행하고 있었으며, 이는 밀레니얼(31%), X세대(23%), 베이비붐 세대(22%)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도 2030세대 중심으로 부업 참여 ↑
한편 부업 흐름은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긱워커(초단기 일자리) 플랫폼 '뉴워커'가 지난달 성인 7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업 참여 여부' 설문조사 결과,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9.5%로 부업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50.5%)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48.4%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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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는 30대(57.0%)와 20대(55.2%)의 부업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50.4%), 50대 이상(30.7%) 순이었다. 부업을 택한 이유로는 '추가 수입 확보'(82.5%)가 가장 많았다. 또 '본업에서의 자아실현 부족'(6.9%), '시간적 여유'(5%), '새 직업 탐색'(5%) 등이 꼽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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