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 美 출시 기대감에 주가 상승…최초 매입 시점으로 따지면 수익률 188%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 주가 급등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회계처리 이슈, 공매도 쇼크 속에 백기사를 자처한 테마섹에 셀트리온이 올 들어서만 4300억원의 평가이익으로 화답하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테마섹은 투자지주회사인 아이온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셀트리온의 주식 1541만7426 (14.89%)를 보유, 현재 셀트리온의 2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6일 가격제한폭(15%)까지 오른 6만6700원에 마감하며 이틀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주가는 올 들어서만 71.68% 이상 올랐다. 특히 최근 10여일 사이는 폭등세였다. 지난 5일 4만2400원이었으니 채 2주가 안돼 57% 이상 급등한 것. 덕분에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6조9081억원으로 7조원에 육박했다.
이로인해 테마섹이 보유한 셀트리온의 지분 평가액도 16일 종가기준 1조283억원에 달했다. 이는 약 한달 반 전인 올 초 5989억원에서 43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테마섹이 셀트리온 투자로 올 들어서만 4300억원의 차익을 올린 셈이다.
최초 지분 매입 시점으로 범위를 넓히면 평가이익은 6709억원에 달한다. 수익률은 188%나 된다. 테마섹은 지난 2010년과 2013년 2차례에 걸쳐 총 3574억원의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테마섹이 지난 2010년 5월 유상증자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10.13%)을 매입했을 당시 투자 규모는 2079억원이었다. 주식 총 1223만주를 주당 1만7000원에 사들였다. 이후 2013년 6월 지분을 4.39% 확대하면서 1495억원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주가 상승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미국 조기출시 기대감 덕분이다. 지난 5일 화이자가 셀트리온의 미ㆍ유럽 파트너사인 호스피라를 170억달러에 인수했다는 빅뉴스가 쏟아진 데 이어 미국 특허상표국이 얀센의 레미케이드 특허 재심사를 기각하면서 미국시장에서 레미케이드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조기 출시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연일 순매수를 기록 중인 기관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기관은 지난달 말 이후에만 셀트리온 주식을 1562억원(300만주)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 기간 기관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순매수 2~10위의 순매수 금액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기관 투자자들이 테마섹 잭팟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회계이슈, 공매도 쇼크로 어수선했던 셀트리온의 기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주가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재고가 2014년 3분기말 기준 2440억원, 매출채권 3842억원이 있고, 순차입금이 7464억원"이라면서 "아직 경영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기업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재훈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얀센의 특허거절 등 긍정적인 뉴스이벤트가 램시마의 미국시장 조기 진입여부를 단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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