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사망한 뒤 다른 사람이 망자의 계정을 관리하도록 허용한 일종의 '온라인 계정 상속제'를 도입하기로 12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이로써 페이스북 사용자는 사전에 가족이나 친지 중 한 명을 '계정 상속인', 다시 말해 '계정 관리인'으로 정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페이스북 등 SNS 업계는 고인의 프라이버시 보호, 고인의 계정에 접속해 그를 추모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유가족과 고인 친지들의 요청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숨지면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계정을 자동 동결 또는 폐쇄해왔다.
페이스북은 우선 미국에서 온라인 계정 상속제를 시행해보고 이후 추이에 따라 다른 나라로 확산시킬지 말지 결정할 예정이다.
구글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2013년 이른바 '비활성 계좌 관리자' 제도를 시행했다. 이는 사용자 사망시 '디지털 상속자'가 고인의 G메일, 클라우드 스토리지 같은 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페이스북 계정 상속인은 망자의 계정을 일종의 '디지털 묘소'로 활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를 '유산 접촉(legacy contact)'으로 명명했다.
계정 상속인은 고인을 기리는 글과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고인 대신 고인의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새로운 친구 맺기도 가능하다. 사적 내용만 제외하면 고인이 남긴 글과 사진을 내려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인이 올려놓은 내용을 재편집하거나 올려놓은 사진을 삭제할 수는 없다. 고인의 계정을 없애버리지도 못한다.
상속인이 정해지지 않은 고인의 계정은 자동 동결ㆍ폐쇄된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앞으로 페이스북 사용자가 사망 후 자기 계정을 자동 동결 혹은 폐쇄하거나 지정인을 둬 관리하는 방안 가운데 택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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