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배럴당 50달러(약 5만4950원) 밑으로 떨어진 국제 유가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려면 어떤 환경이 조성돼야 할까.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 인터넷판은 올해 유가에 영향 미칠 요인으로 ▲중국 경제 ▲미국 셰일 개발 ▲수요 탄력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책 ▲지정학적 충돌 등 5가지를 꼽았다.
중국이 얼마나 빨리 성장동력을 확보해 에너지 소비를 늘리느냐가 유가 반등 시기 결정에 매우 중요할 듯하다. 중국은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0년께 2012년보다 하루 평균 300만배럴의 원유를 더 소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유가 흐름 속에서 미 원유 생산업계는 마진 축소를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이도 올해 유가 기조에 큰 영향을 미칠 듯하다. 지난해 말까지 미국은 하루 평균 9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했다. 산유량이 2007년보다 80%나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셰일 개발 붐에 따른 산유량 증가는 원유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다. 이는 곧 유가 하락의 촉매제가 됐다. 저유가로 마진이 줄고 있는 미 석유업계가 산유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느냐 아니면 줄이느냐에 따라 유가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저유가 시대에 수요가 얼마나 탄력적으로 살아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미 대부분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를 밑돌고 있다. 휘발유 값이 2009년 수준으로 싸지자 미국의 소비자들은 휘발유 소비를 늘렸다.
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유가 하락의 혜택을 소비자가 누릴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세수 확보 차원에서 연료 보조금을 철회했다. 그 결과 유가 하락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OPEC의 감산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그 동안 OPEC는 생산량 조절로 유가도 조절해왔다. 지난해 11월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유가 급락세가 더 가팔라진 것은 OPEC의 정책 방향이 유가 흐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
OPEC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에 줄곧 반대해왔다. 그러나 올해 사우디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정학적 충돌도 유가 흐름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산유국의 지정학적 충돌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만 생겨도 단기 유가 흐름에 치명타가 된다.
지난해 초반 리비아 내전으로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길 때마다 국제 유가는 순식간에 치솟았다. 이라크에서도 수니파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가 원유 생산 시설을 장악하면서 원유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리라는 불안감에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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