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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로봇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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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로봇들이 몰려온다 이진수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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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145㎏, 키 40.6㎝의 일꾼들이 거대한 창고 바닥에 붙어있는 스티커의 바코드를 스캔해 창고 이곳저곳으로 조용히 재빠르게 돌아다닌다. 그리고 선반에서 서적과 완구 등 각종 물품을 찾아내 직원들에게 갖다준다.


이들 일꾼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 이후 주문받은 엄청난 물품들을 신속히 배송하기 위해 대거 투입한 로봇이다. 아마존은 미 캘리포니아주 트레이시 등 10개 출하센터에 로봇 1만5000여대를 배치해 놓고 있다.

이처럼 로봇이 노동 현장에 투입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지는 게 아닐까. 아마존의 데이브 클라크 영업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달 초순 시사주간지 타임과 가진 회견에서 2012년 인수한 로봇 제작사 키바 시스템스의 기술을 업무에 활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로봇 활용으로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인간의 노동은 훨씬 쉬워졌다"며 "로봇 탓에 인간의 일자리가 줄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이 출하 현장에 투입되면서 아마존은 오히려 더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 로봇이 많아지면 로봇에게 일을 시켜야 하는 근로자가 그만큼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자동화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지난 200여년 동안 인간은 자동화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자동화했다. 그러니 앞으로도 자동화는 계속될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산업혁명 당시 방직 기계 때문에 실직한 노동자들의 기계파괴(러다이트)운동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인 자동차시대가 오면 트럭ㆍ택시 기사들이 실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더 생산적인 직종으로 돌아선다면 돈을 더 벌 수도 있다. 물론 그러려면 기사들이 새 근무 형태에 맞는 새 기술을 습득해야 할 것이다.


로봇이 노동 현장에 등장하면 적어도 특정 부문의 일자리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영국 런던에 있는 정책연구소인 애덤스미스연구소의 팀 워스톨 수석 연구원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로봇이 특정 작업에 투입되면 근로자는 다른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다른 일로 돌아설 수 있다. 인간에게는 기계가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인간만의 상식, 융통성, 창조성이 있는 만큼 자동화에도 인간의 개입은 필수적이다.


미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는 과학자ㆍ개발자ㆍ기업인 등 각계 전문가들에게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빼앗아갈 것이라는 의견이 48%,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2%로 나타났다.


지난달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옥스퍼드대학은 로봇 기술의 일자리 대체 효과에 대해 분석한 공동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 저자들은 로봇 기술의 발달로 20년 안에 기존 일자리 3개 가운데 1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특히 단순 직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로봇이나 컴퓨터가 채울 수 없는 새로운 일자리 수요 잠재력도 크다는 분석이 덧붙여졌다. 보고서 저자들은 "많은 직업이 사라져도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다만 기존 직업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낙관론자든 비관론자든 전문가 대다수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공감한다. 이와 관련해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에릭 브리뇰프손 교수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로봇화야말로 향후 10년간 우리 사회가 맞닥뜨릴 가장 큰 도전이다. 관건은 기술 변화에 따른 도전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진수 국제부장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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