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69주년인 10일 오전까지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37일째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10시 현재까지 김정은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가 없다"면서 "참배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 창건 69주년을 기념한 중앙보고대회도 하루 전날 열렸다는 보도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수산태양궁전이라는 김정은의 부친인 김정일과 할아버지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과 지난해 에는 모두 10월10일 0시 군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당 창건 69주년을 기념한 중앙보고대회도 열렸다는 보도도 아직 없다. 북한은 2010년 10월9일 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한 중앙보고대회를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이후 2011년부터 지난해까 3년간 중앙보고대회를 열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 창건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적도 많았던 만큼 김 제1위원장이 올해 참배를 생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는 북한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끝자리 숫자가 '0'이나 '5'인 해)가 아니어서 중앙보고대회가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정은이 이날 하루 종일 모습을 감출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다. 김정은이 당 창건을 기념한 공연, 건물 준공식 등의 행사에 참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0월10일에는 부인 리설주와 함께 공훈국가합창단의합동공연을 관람했고 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완공된 국가과학원 중앙버섯연구소와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잇따라 참석했다.
김정은은 올해 당창건일을 맞아 연풍 과학자휴양소, 위성과학자거리,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육자살림집 등 여러 건물을 완공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직 준공식 소식은 없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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