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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판기념회 Q&A로 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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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정치권에 출판기념회 '경계령'이 또 떨어졌다.


사실 정치인의 출판기념회가 정치 자금을 모으는 창구로 변질됐다는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검찰이 몇몇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 수익금을 '입법 로비' 자금으로 규정하고 이례적인 수사를 벌이면서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불법·대가성 자금 창구라는 숱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은 출판기념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현행법상 출판기념회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신고 의무가 없을 뿐더러 현금으로 주고받는 것이 관행화 돼 있어 추적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의원이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거액의 돈을 개인 금고에 보관했던 것도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한 공공연한 수단이었음이 증명됐다.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갖가지 오명을 풀어나갈 주체는 정치인 스스로다.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그동안 '일'이 터질 때마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 자금 모금 방식을 투명화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문제가 있긴 있다'는 인정인 셈이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이런 악순환은 반복에 반복을 거듭했다.


국회의원이 왜 출판기념회에 목을 매는지, 출판기념회가 불법 로비 창구라는 불명예를 벗어던질 길은 없는지, 정치권의 자정 노력은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등 출판기념회에 대한 의문점을 일문일답(Q&A) 형식으로 풀어봤다.


문)19대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얼마나 열었을까.


답)제19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 300명 중 선거 직전 해인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출판기념회를 1회 이상 개최한 의원은 192명이다. 이들은 총 279건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19대 국회의원 1인당 평균 1.4건의 출판기념회를 연 셈이다.


이 중 출판기념회를 2회 개최한 의원은 54명, 3회는 13명이다. 무려 6번 개최한 의원도 한 명 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인데, 그는 19대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2014년 재산 변동사항에 출판기념회 수익금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정당별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7명, 새누리당 79명, 통합진보당 5명, 정의당 3명이다. 출판기념회를 한 번도 갖지 않은 의원은 108명이다.


문)출판기념회와 선거의 정치학?


답)출판기념회는 '정치의 꽃'인 선거를 앞두고 가장 많이 열린다. 19대 총선 직전 해인 2011년에는 총 69건의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2012년 411 총선 전인 그 해 1~2월에는 26건이었다. 이 즈음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의원 중 69명이 재선에 성공했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9월에는 45건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 이는 10월 정기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이다. 또 올해 치른 64 지방선거를 앞둔 1~3월 사이에 출판기념회는 36번이나 열렸다. 국회의원 1인당 많으면 한 달에 10번 이상 다른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는 얘기다. 선거철 혹은 국감철에 출판기념회가 집중적으로 열린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문)가장 수입이 짭짤한 '꿀' 상임위원회는?


답)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를 열면 일반적으로 소속 상임위원회의 산하기관에서는 기관장 명의로 화환을 보내야 한다. 화환의 숫자는 곧 의원의 인맥 혹은 파워로 통한다. 산하기관이 가장 많은 상임위는 산업통상자원위다.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상임위별 출판기념회 개최 현황을 보면 산업위 소속이 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획재정위(21명) 정무위(20명) 교육문화체육관광위(19명) 국토교통위(18명) 등의 순이었다. 평소 의원 사이에서 인기 상임위로 꼽히는 순서와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일반 상임위와 별개로 '돈줄'을 쥐고 있는 예결위에 소속된 의원의 출판기념회도 늘 성황이다. '잘 보여야만 하는' 산하기관이 총 출동해 예결위원'님'의 출판기념회를 빛내주기 때문이다.


문)출판기념회서 벌어들이는 수익 대체 얼마?


답)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를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 때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연간 1억5000만원(선거가 있는 해에는 2배) 한도 내에서만 후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서다. 물론 정치권에서는 자신의 세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출판기념회를 이용하지만 본질은 부족한 정치 자금과 용돈을 채워넣기 위함이다.


최근 출판기념회에서 '톱2'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과 안희정 충남도지사(새정치민주연합)의 것이 꼽힌다. 윤 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1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는 설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에는 수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대선 출정식'을 보는 듯했다는 전언이 잇따랐다. 일반적으로는 1억~2억원 안팎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 준비에 소요된 비용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보통 1억원 안팎이라고 한다. 3억~4억원 수준이면 '흥행' 평가를 들을 수 있다.


문)봉투에는 대체 얼마가 담겨 있을까.


답)출판기념회가 투명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돈 봉투'에 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사람은 주최 측에서 준비해 놓은 큰 봉투함에 얼마가 담겨 있는지 모를 봉투에 이름을 적어 넣는다. 그리곤 액수와 상관 없이 달랑 책 한권을 받아 간다. '돈 봉투=책 값'이 아니란 뜻이다. 출판기념회에서 거둬들인 돈은 철저히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의원과 보좌관 한 둘만이 '이놈 많이 냈네, 이놈은 형편 없네' 속닥거릴 뿐이다.


국회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한 보좌관은 출판 축하금 시세에 대해 "기업체에서는 보통 10만~50만원, 조금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면 100만~200만원, 입법 등 앞으로의 관계를 의식해 성의를 표시한다면 500만원, 이번 기회에 확실한 인상을 심어줘야겠다면 1000만원 단위로 넘어간다"고 귀띔했다.


문)정치권 출판기념회 기득권 내려놓을 순 없을까.


답)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치 자금을 모으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출판기념회 자체가 아니라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 돈의 출처, 대가성 여부 등 일련의 불투명한 과정과 결과에 의문을 품는 이가 많은 게 사실이다. 출판기념회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여야가 혁신안을 내놓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새누리당은 올해 초 황우여 대표 시절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횟수를 임기 중 2번으로 제한하고 국정감사나 정기국회, 선거 기간 중에는 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준칙안을 내놨지만 이후 흐지부지 없던 일로 해버렸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종걸 의원 명의로 출판기념회의 도서를 정가로 판매하고 수입과 지출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내용의 '국회의원 윤리실천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법안 심사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앞으로 책을 내더라도 출판기념회를 안 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쳐 제도 개선이 이뤄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현실적 규제 방안이나 대안은 없나.


답)우리나라 정치자금법상 후원금 규정을 완화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에서 출판기념회 자체를 금지할 길은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출판기념회를 아예 없애거나 축소한다고 해도 사진이나 서예, 그림 전시회를 열 수 있는 노릇"이라며 "정치 자금을 마련할 사각지대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에서 출판기념회에 대한 다양한 신규 규제를 마련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앙선관위는 국회의원 4년 임기 중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있는 횟수를 단 한 차례로 제한하고 총 수입 내역도 선관위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아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등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선관위는 내달까지 출판기념회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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