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수원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로 한 차례 개점을 연기한 롯데몰 수원점이 오는 10월20~25일 다시 개점을 추진한다.
2일 롯데몰 수원점 건물주인 롯데수원역쇼핑타운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쇼핑몰·롯데마트·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롯데몰 수원점은 지난달 22일 개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원지역 22개 전통시장 상인 3500여명이 롯데몰 수원점 개점에 반대하면서 개점이 불발됐다.
수원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은 롯데몰 수원점이 개점할 경우 전통시장은 완전 고사한다며 시설현대화 등의 명목으로 현금 50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건물주인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은 현금 7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설득을 벌이고 있다.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은 2일 추가로 ▲시설현대화 ▲경영선진화 ▲상인복지 등 3개 분야에 걸쳐 향후 5년간 총 177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롯데수원역쇼핑타운 관계자는 "상생협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나 이견이 큰 상태"라며 "이에 따라 이번에 추가로 지원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견을 완전히 좁히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 수원시에 행정중재 요청도 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롯데몰수원점 개점을 위해서는 행정절차 등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개점 신청서도 수원시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은 이번 추가 상생안에 대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응과는 별도로 수원역 남쪽 경부선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교량인 '과선교' 공사가 끝나는 10월 말께 개점을 재추진한다.
'과선교'는 롯데그룹, ㈜수원애경역사, 토지주인 KCC 등이 610억원을 분담해 기존 370m 구간을 철거한 뒤 595m를 새로 가설해 총 길이를 941m(왕복 4차선)로 연장하는 육교다. 과선교 확장공사는 롯데몰 수원점 입점에 따른 교통량 증가에 대비해 진행되고 있다.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은 과선교가 완공되면 수원시에 기부 채납한다.
문제는 롯데몰 수원점 개점이 지연되면서 입점 예정 700여개 의류 및 요식업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8월 개점에 맞춰 입점을 준비해 온 업자들은 지난 6월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의류와 식자재 등을 준비했으나 개점이 늦어지면서 금전적 손실을 보고 있다. 특히 의류의 경우 시즌 상품이다 보니 8월 개점 때와 10월 개점 때 품목이 확 바뀌어 다시 제품을 준비해야 하는 등 고충도 늘고 있다.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은 이처럼 입점 업체들의 피해가 크자, 계열사인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에 입점 예정업체들의 제품을 팔아달라고 요청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롯데몰 수원점 개점 지연에 따른 유탄은 취업을 앞둔 시민들에게도 튀고 있다.
롯데몰 수원점 관계자는 "8월말 개점에 맞춰 지난 5월 채용박람회를 갖고 총 2700여명을 대상으로 면접 등을 거쳐 500여명 안팎의 인력을 선발했거나 선발 중"이라며 "그런데 개점이 늦어지면서 일부가 중도에 이탈하고, 중간관리자급 이상은 2개월 이상 무직상태로 있다"고 전했다.
수원시 상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애경백화점(현 AK플라자) 개점 후 10년 만에 남문(팔달문) 등 수원지역 구도심 상권이 급격하게 몰락했다"며 "롯데몰 수원점까지 개점하면 재래시장은 죽을 수 밖에 없어 상생지원을 요청하고 있는데 롯데 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몰 수원점은 시공사인 롯데수원역쇼핑타운이 수원역 서쪽 옛 KCC공장 부지 27만㎡에 백화점ㆍ쇼핑몰ㆍ대형마트ㆍ영화관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로 짓는 쇼핑몰이다. 1층은 백화점과 마트, 쇼핑몰이 들어서고 2~7층은 백화점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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