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해 2분기 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실적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과 2000선 저항이라는 트라우마를 떨쳐내기 쉽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지수의 움직임도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지난 주말의 하락세를 모두 만회했지만 하루 걸러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등 2000선을 앞둔 행보는 여전히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둔 경계감과 심화되는 이라크 정정불안 등과 같은 부담요인들이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에 대한 신뢰감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관의 저가매수세가 지수 하방경직성을 유지시켜주는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어 지수 하락세 역시 제한될 수 있는 여건이라 하겠다.
일단 그동안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발표가 주류를 이뤘다는 점에서 오는 7월부터 본격화될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그 결과를 확인해보려는 관망심리가 투자심리를 짓누를 개연성이 남아있다. 지난 2013년 이후 코스피 기준 분기말 추정치(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보다 실제 영업이익이 평균10% 이상 부진한 결과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국내 증시의 주된 할인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지난 2012년 이후 수차례에 걸친 돌파 및 안착 시도가 좌절된 코스피 2000선의 부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2분기 어닝시즌과 코스피 2000선의 저항이라는 트라우마를 떨쳐버리기 쉽지 않은 여건인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지난해 6월을 저점으로 꾸준히 저점을 높여가고 있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공포나 경계감은 서서히 약해지는 경향이 있듯이 기간조정을 통해 실적 부담을 꾸준히 반영해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반복된 어닝쇼크로 시장 눈높이가 충분히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세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를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확연하게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한편으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의 경기부양 기조, 청산가치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낮아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등 지수 하방경직성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는 요인들 역시 꾸준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대외변수에 대한 우려감 완화,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을 높여주는 경제지표 발표 소식이 들려올 경우 지수 레벨업 시도가 강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코스피 2000선에서의 저항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보다는 이번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레벨업 시도가 강화될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춘 투자자세가 바람직해 보이는 시점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 코스피의 들쑥날쑥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 실적과 관련된 급락분을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회복한 이후 재차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어 전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순매수세에 재차 하락분을 메웠다. 이렇게 하루 오르고 하루 빠지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방향에 연동되기 때문인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지배적인 가운데 아르헨티나 디폴트 우려 및 이라크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심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안정적인 기조를 형성하기 보다는 불안정한 매매패턴을 이어갈 것을 의미하며 당분간 코스피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는 힘들 전망이다.
다만 G3(미국, 중국, 유럽)의 제조업 지수가 경기 확장국면에 들어서며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시점이다. 특히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한국과 중국을 묶어보는 경향이 커진 만큼 중국의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을 코스피의 하방경직성을 견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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