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에 월드컵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 7일(한국시간) 저녁 식사를 위해 일행 세 명과 함께 북마이애미에 위치한 퓨전 레스토랑을 찾았다. 주문을 위해 다가온 한 남성 종업원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다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동료가 입고 있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 유니폼 상의가 눈에 띈 것이다. 그는 마누엘 페예그리니(61) 맨시티 감독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더니 자신과 고향이 같은 칠레 사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화제는 자연스레 월드컵에 대한 얘기로 넘어갔다. 알렉시스 산체스(26·바르셀로나), 아르투로 비달(27·유벤투스), 가리 메델(27·카디프시티) 등 자국의 핵심 선수들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은 그는 "칠레가 16강에 진출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잘하면 8강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칠레는 전 대회 우승팀 스페인, 준우승 팀 네덜란드 등 강호들과 조별리그에서 경쟁해야 하지만 그는 예선 통과 가능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음료를 따라주는 얼굴에서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이 열린 10일 선라이프 스타디움에도 교민 2천명이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한인회를 중심으로 마이애미 지역에서 티켓이 1천장 가까이 팔렸고, 플로리다주에 속한 올랜도와 탬파베이에서도 차로 3-4시간 거리를 달려 응원전에 합세했다.
김운선 마이애미 한인회장(62)은 "축구대표팀이 이곳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교민들의 관심이 더 높다"고 했다. 5일 잉글랜드와 에콰도르 평가전에는 현지 시간으로 평일 오후임에도 2만1534명이 운집했다. 경기 한 시간 전부터 입장하려는 차량들로 주변 교통은 큰 혼잡을 빚었다. 국기를 손에 쥐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장외에서부터 응원 대결을 하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이애미는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4년 연속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마이애미 히트나 북아메리카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인 마이애미 돌핀스, 미국 프로야구(MLB) 마이애미 말린스 등이 인기를 끈다. 선라이프 스타디움도 마이애미 돌핀스의 홈구장을 임시로 활용한 것이다. 월드컵은 예외다. 대형 쇼핑몰에서는 월드컵 관련 상품을 전시하고, 경기 일정을 전광판에 표시하는 등 손님 맞이로 분주하다. 휴양 명소인 사우스비치 인근 음식점과 술집들은 개막전을 겨냥한 파티 홍보문을 걸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를수록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둔 태극전사들의 긴장감은 커질 것이다. 주전경쟁과 승리에 대한 부담이다.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표정도 훨씬 진지해졌다. 측면 공격수 김보경(25·카디프시티)은 "다들 예민한 시기라 경쟁이나 월드컵 목표 등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팬들과 선수들의 엇갈린 분위기속에 축구의 심장 브라질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마이애미(미국)=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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