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농업·철강 생산은 급감
유럽 내 '드론' 메카로 떠올라
기대·우려 공존하는 희토류 개발
우크라이나의 산업구조도 전쟁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전쟁 발발 전까지 '유럽의 빵집'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적 곡물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이제 유럽의 '방산 실리콘밸리'라 불리고 있다. 전쟁 초반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던 무인기(드론)는 이제 주요 수출품으로 탈바꿈했다. 종전 이후에는 미국 정부의 큰 관심을 받는 희토류 광산개발도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농업·철강대국서 방산국가로 탈바꿈…산업구조 급변
2022년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산업은 방위산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국내 무기 생산 규모는 지난해 350억달러(약 51조원)를 기록했다. 2022년 10억달러에 불과했던 무기 생산 규모가 3년 만에 35배나 급증한 것이다. 전쟁 직전 해인 2021년 우크라이나의 연간 수출액 681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우크라이나의 주력 산업인 농업과 철강 분야는 전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량은 5600만톤(t)으로 추산됐다. 2021년 8600만t 대비 34.8% 급감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생산량은 2022년 5300만t으로 감소한 뒤 계속 5000만t 선 이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전쟁 이후 전체 농경지의 30% 이상이 파괴됐고, 국토의 20%가 러시아에 점령당하면서 생산량 회복이 어려워졌다.
철강생산량은 곡물생산량보다 더 감소했다. 세계철강협회(WSA)와 우크라이나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철강생산량은 740만t으로 2021년 2140만t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주요 철강 생산지이자 제철소가 밀집해있던 마리우폴 지역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뒤 함락됐고, 도네츠크와 쿠르스크, 헤르손 등 철광석 산지들도 러시아에 빼앗기면서 철강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
美·유럽 지원품서 주력 수출품으로 바뀐 드론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 세계 방위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드론은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주력 수출품으로 바뀌었다. 개전 초반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지원받았지만, 지금은 유럽 최대 생산국으로 탈바꿈됐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드론 생산량은 지난해 400만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7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연간 1200대 수준에 불과했던 드론 생산량이 급증한 것이다. 전쟁 전에 우크라이나 내 7개에 불과했던 드론 생산업체도 지난해에는 5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현재 군사용 드론을 연간 수백만대 규모로 생산 중인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3개 나라뿐이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드론 생산량도 연간 10만대 정도 규모이며, 앞으로 생산량을 10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지역에 드론 수출 거점을 만들고 유럽국가들에 드론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으로 발트 3개국과 북유럽 지역을 포함해 유럽 10곳에 드론 수출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순부터 독일에서 우크라이나 기술을 활용한 드론 생산이 시작되고 영국에서는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자극한 우크라 희토류 광맥…"개발 쉽진 않아"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의 또 다른 주요 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희토류 채굴 분야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희토류 광산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추정 중인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장량은 5000억달러(약 725조원) 규모에 달한다. 당초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광산 개발은 유럽연합(EU)이 2014년 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을 체결한 이후 준비되기 시작했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면 중단됐다.
현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지난해 4월 희토류 광물협정을 체결하고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한 상태다. CNBC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과의 희토류 광물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중부에 위치한 도브라(Dobra) 리튬 광산의 개발권을 미국 기업에 넘겨줬다. 종전 이후 미국 기업들의 희토류 광산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에서 관심 있어 하는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자원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인 리튬이다. 우크라이나에는 유럽 최대 규모인 약 50만톤(t) 규모의 리튬이 매장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있는 희토류 중 상당 부분이 러시아 점령지 일대에 매장돼있어 대규모 개발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광물자원 중 53% 정도가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러시아가 점령 중인 4개 주에 분포돼있다. 러시아 정부는 3500억달러 규모의 희토류 광맥이 러시아 점령지에 있다고 주장 중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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