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콘텐츠 사업자와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 협력 방안 찾아야
새로운 과금 방안 등장할 가능성도
'ICT 상생발전 사업자협의체' 논의 더 활발해 질 듯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ISP)인 이동통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놓으면, 플랫폼·콘텐츠 사업자들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문제는 결국 이런 서비스들이 이동통신사 망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전달돼, 트래픽이 지금보다 더 폭발적으로 증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 합병 파장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망 중립성 개념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 합병 이후 ICT업계에 떠오를 쟁점은 거대 플랫폼·콘텐츠 사업자와 ISP간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유선의 '다음', 무선의 '카카오톡'이 만나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이런 플랫폼·콘텐츠 사업자들이 ISP 깔아놓은 망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 만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플랫폼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이통사가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통업계에서는 지난 1월 미국 이통사인 AT&T가 도입한 '스폰서드 데이터'(Sponsored Data)와 같은 과금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인터넷 콘텐츠·서비스·앱을 이용하려면 고객이 통신요금을 전부 부담해야 했는데 스폰서드 데이터를 이용하면 해당 업체가 이를 부담한다. 대신 이 서비스에 사용자가 몰리게 돼 콘텐츠 사업자는 수익을 얻게 된다.
KT 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처럼 거대 플랫폼·콘텐츠 사업자가 등장하면 ISP는 그들과 대립구조로 가기보다는 협력 방안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스폰서드 데이터와 같은 방안도 상생하는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 중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ISP들이 인터넷 사용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더 빠른 회선을 제공하는 정책 개정안을 가결한 것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정부는 ISP가 기존 인터넷 품질을 훼손하지 않고 사용자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만 충족하면, 국내 ISP가 콘텐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새 서비스를 시작하면 앞으로 이동통신사, 포털, 제조사간 망 중립성 논의가 더 활발해 질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개 통신사 ▲삼성전자, LG전자 2개 제조사 ▲NHN, Daum 2개 포털사는 'ICT 상생발전 사업자협의체'를 조직해 정례모임을 가지고 상생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월 KT가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인터넷 망을 끊으며 망 중립성 논쟁이 촉발되자 협의체를 만들어 망중립성 논의를 진행해왔다. 전신은 '망중립성 사업자 협의체'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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