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올해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업황 부진 속에서도 기부금을 늘렸다. 연말에 집행 기부금이 1분기에 적용된데다 결산일 변경도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0대 증권사 기부금 액수는 총 35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분기 1200만원에 불과하던 기부금을 올 1분기 12억2300만원으로 늘렸다. 이는 10개 증권사 가운데 기부금 증가 폭과 액수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연말에 집행한 기부금이 1~3월에 잡히는 경우가 있어 전통적으로 1분기에 기부금 집행 내역이 가장 많아왔다"면서 "더욱이 지난해 결산일이 3월에서 12월로 바뀌면서 비교시점이 되는 1분기(3월~6월)가 올해 시점과는 차이가 있어 나타난 착시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은 올 1분기 8억2600만원의 기부금을 내 전년 동기(2억5200만원)대비 기부금 액수가 4배 가까이 뛰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기부금이나, 애니매이션 제작 지원금 등 지난해 1분기에 집행되지 않았던 기부금이 올해는 반영이 되면서 전년 동기에 비해 기부금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NH농협증권은 전분기 200만원에 불과하던 기부금을 2억2300만원으로 늘렸다. 우리투자증권도 비슷한 수준인 2억9300만원의 기부금을 쾌척해 전분기(2억3500만원)대비 25%의 증가율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3억4000만원의 기부금을 내 전분기(1억1250만원)대비 3배 가까이 기부금을 늘렸다. 키움증권도 전분기 1억4000에서 2억원으로 기부금을 늘렸다.
증권사들이 기부금을 늘리는 것은 국민연금이 거래 증권사 평가시 사회공헌활동(CSR)을 반영하기로 한 요인도 일정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께 국민연금은 증권사 법인영업담당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들의 기부금 납부, 봉사활동 등을 평가점수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현대증권ㆍ하나대투증권ㆍ대신증권ㆍ한화투자증권 등은 기부금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가량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분기 4억5500만원의 기부금을 냈지만 올 1분기에는 2억7500만원을 기부금으로 책정해 감소율이 40%였고 현대증권은 기부금을 1억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줄였다.
이밖에 하나대투증권(4288만원→3196만원)도 25%, 대신증권(1억737만원→9500만원)도 11%의 감소율을 보였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