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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아무 것도 안한 시장, 걱정하셨나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5초

카네기클럽 강연 '수백년 걸려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아무 것도 안한 시장으로 남겠다고 해서 걱정되셨나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오전 7시30분 서울 롯데호텔 3층에서 열린 카네기클럽 조찬강연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9일 "박 시장께서 '아무 일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하셨는데 우리 서울시민들은 일을 열심히 하는 시장을 좋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의식한 듯 한 발언이다.

박 시장은 “사람들이 뭐라도 해서 이름 내야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자기 브랜드를 갖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세월이 걸려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 쾰른이나 스페인 가우디에 수백년째 공사 중인 성당을 예로 들며 “서둘러서 형식적으로 만들었는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형식적인 성과보다는 천천히 가더라도 방향을 제대로 잡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강연 내내 ‘합리와 균형’을 강조하며 지난 임기 동안 내세워 온 행정철학을 역설했다. 그는 임기 중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취임 당시 19조8000억원이었던 서울시 부채를 3조2500억여원 갚아 16조대로 줄인 것을 꼽았다. 그는 "복지예산을 계속 늘려야 하는 상황에 부채감소는 불가능하다고들 했지만 노력해서 해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제대로 하려면 하늘을 볼 게 아니라 발 밑을 봐야 한다. 하늘을 보면 시궁창에 빠진다”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일대 경제생태계를 살린 예를 들었다. 그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오픈하려고 보니 공사비로 5000억원이나 들어갔는데 서울시가 매년 운영비 200억원을 내야 했다”며 “북경, 동경 사람들도 와서 디자인 제품을 팔 수 있는 점포를 열 수 있게 해 디자인플라자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주변 상권도 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갈등의 도시 서울을 조용하게 만들 수 있었던 건 ‘들어준 덕분’”이라며 용산국제업무지구 현장에 찾아가 시민들이 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때까지 시민들의 말을 들어준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 ‘마이스(MICE·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와 관광·연예사업을 미래의 비전사업으로 소개하고 “뉴욕이나 파리 등 위대한 도시는 ‘걷는 도시’”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어디든 닿을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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