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북한에 필로폰 밀조와 거래가 성행하고 있고 일부는 중국을 거쳐 외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7일(현지시간) 북한에 산재한 소규모 공장에서 몰래 만든 필로폰은 북한 사회에 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옌지에서 만난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필로폰 사용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는 분위기라고 타임즈는 보도했다. 감기약 대신 먹기도 하고 강장제처럼 사용한다. 학생들은 밤샘 공부할 때 스스럼없이 필로폰을 복용하며, 심지어 배고픔을 잊기 위해 필로폰을 쓰는 사람도 있다.
회령에서 왔다는 이새라(43)씨는 "집에 손님이 오면 필로폰을 대접한다"면서 "졸릴 때 커피 마시듯 필로폰을 복용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고도로 통제된 사회지만 의외로 마약류 사용은 널리 퍼져 있다. 아편은 진통제로 팔리고 있고 집에서 대마를 키워 담배처럼 피우는 것은 일상적이다.
북한에 필로폰이 만연한 원인은 1990년대 국가 사업으로 마약을 만들고 수출하던데서 비롯됐다.
국가가 운영하던 필로폰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일터를 잃은 기술자들이 필로폰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마약이 널리 퍼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민영' 공장에서 만든 '내수용' 필로폰이 처음 북한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2005년. 함흥에서 밀조한 마약이 길거리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필로폰 공장은 청진을 거쳐 전국으로 퍼졌고 평양에도 생겼다.
문제는 이렇게 생산되는 필로폰이 중국을 거쳐 세계로 팔려나가게 됐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미국 뉴욕 연방검찰이 마약 밀수 혐의로 기소한 일당 5명은 법정에서 미국으로 들여오려던 220파운드의 필로폰이 북한산이라고 진술했다.
인구 40만명의 옌지에는 마약 중독자가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47배나 증가했다고 옌볜대 법과전문대학원 보고서는 밝혔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북한산 필로폰을 추적해온 하버드대 시나 그레이틴스 연구원은 "필로폰은 기술만 있으면 욕조나 트레일러에서도 간단한 설비를 갖춰 제조할 수 있다"면서 "북한산 필로폰 제조나 거래에 연관된 사람은 엄청 많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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