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영화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이 실화 사건의 주인공 장미정씨가 직접 쓴 일기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4일 맥스무비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집으로 가는 길'의 실제 주인공 '장미정' 씨의 자필 일기는 한 시간 만에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필 일기에는 기나긴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 사랑하는 딸과 남편에 대한 진솔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장미정씨는 일기 첫 장에 "절대 나 같은 사람이 없길 바라는 간절한 맘과 무엇보다 훗날 내 딸 아이가 컸을 때 구구한 변명보다 기나긴 시간을 함께 해주지 못한 이유. 그 조그마한 가슴에 상처를 준 이유에 대해 한자 한자 눈물로 쓴 이 글을 꼭 보여주고 싶다. 사랑하는 내 딸. 내 목숨과도 감히 바꿀 수 없는 내 딸에게 말이다…"라고 작성 의도를 밝혔다.
#1. 대서양 건너 12,400km, 드디어 아내 정연을 만나러 온 종배
<어제 남편에게 그랬다 "내가 갈거니깐 자기가 여기 있어"라고...쓴 웃음이 다 나온다. 거의 투정에 가까운 소리지만. 내 남편은 울고 있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후회가 된다. 보내는 이도 아프겠지만 머나먼 타국에 또 다시 홀로 두고 와야 하는 내 남편의 심정은 어떨까?>
지구 반대편 대서양 건너 외딴 섬 마르티니크에 갇혀있는 정연(전도연 분)을 찾아 온 남편 종배(고수 분), 영화 속 두 사람의 극적인 만남의 순간이 실제 일기로 공개됐다. 남편 종배와 마주하는 순간 무너지는 정연의 마음을 전도연의 절정의 연기력으로 표현해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장면 중 하나.
#2. ARE YOU OK?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나눈 친구, 얄카
<룸메이트가 새로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 애는 슬로바키아 아이다. 백인이고 굉장히 예쁜 아이다. (중략) 교도소 생활이 하루하루가 힘들고 지옥 같지만, 그 나름대로 나보다 못한 애들을 토닥거려 주기도 한다. (중략) 밤마다 손짓 발짓 해가며 종이와 펜을 놓아두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우리 딸 이야기, 남편 이야기. 그 애는 남자 친구 이야기, 엄마 이야기. 둘 다 매일같이 대화 끝엔 울고 만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정연이 유일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친구 얄카 또한 실제 주인공이 함께 지낸 룸메이트를 토대로 탄생한 캐릭터.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되찾아준 정연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얄카,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가족들의 이야기를 몸짓 발짓을 통해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 3. 엄마 없이 자라야 했던 사랑하는 딸 혜린과의 재회
<아이가 다가온다. 근데 내 딸이 날 서먹서먹한 분위기로 맞이한다. 입술을 깨물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아이를 안았다. 딸 아이가 손을 뺀다. 엄마가 낯선 이가 돼 버린 것이다. 사랑하는 내 딸, 불쌍한 내 딸. 한참이나 우는 나에게 "엄마 맞아?" "엄마 울지마" 한다. 그러면서 어릴 적 기억에 있는 엄마가 맞는지 한참이나 어릴 적 기억과 비교해 본다. "엄마. 어릴 적 엄마 맞아?" 기가 막힌다. 엄마가 맞냐고 몇 번이고 묻는다..."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4살 된 딸 혜린과 헤어진 채 기나긴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정연이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딸을 만나게 되는 극적인 장면은 안타까움과 함께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실제 주인공의 가슴 아픈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일기처럼 "정말 우리 엄마 맞아요?"라며 756일 동안 그토록 보고 싶었던 엄마가 낯설어져 버린 딸에게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며 미소 짓는 전도연의 완벽한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남녀노소 폭넓은 관객들의 만장일치 호평을 받고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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