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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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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핑계 대선 안돼"
美 소비 위축…경기악화 우려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최근 '오픈런' 현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로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마트는 더 이상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대중국 관세가 145%에서 30%로 낮아졌지만, 30%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유통 마진이 충분치 않아 이달 말이나 다음 달부터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월마트는 작년에 예상을 초과하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며 관세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고 중국 파트너와 협의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철회하라는 압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 직후,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가격 인상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후 재무장관은 "월마트가 관세 피해 일부를 흡수하기로 했으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의 직접적인 기업 가격 정책 개입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자유 시장 경제의 상징인 미국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전역의 패닉 구매와 경제 지표 악화현재 미국 주요 도시의 대형 마트들은 문을 열자마자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거의 모든 물품을 구매해가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가격표가 거의 매일 바뀌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미국에서는 흔치 않던 사재기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학용품이나 액세서리 같은 일상용품까지도 품절 상태가 되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4월까지 미국 내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3% 이상 증가한 1120억달러(약 15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며, 심지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월마트는 전체 상품의 약 60% 이상이 미국산 제품으로, 다른 소매업체들에 비해 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업체임에도 소비자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다른 소매업체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 상품 비중이 높은 소매업체들은 더 큰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AK라디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중국산 침구류 진열대의 중국산 제품들이 매진된 모습.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여파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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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매업체들의 가격인상 움직임에 미국 소비심리는 벌써 둔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4월 미국 소매 판매 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쳤는데, 이는 3월의 1.7% 상승에 비해 크게 둔화된 수치다. 관세 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GDP의 약 68%로,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 2.8%를 견인한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소비가 위축되면서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0.3%로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이 올해 연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관세 조정의 방식이다. 이전처럼 관세가 10%씩 또는 15%씩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145%로 급등했다가 다시 30%로 하락하는 등 예측이 불가능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시장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단기적 대응 방식이 지속된다면 시장 혼란이 더욱 심화되고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대미 수출 급감관세 전쟁의 여파는 이미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4월 대미 수출은 6.8% 감소했으며, 특히 자동차 수출은 16.6%, 반도체 수출은 31%나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반도체가 아직 관세 대상 품목으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안 심리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AK라디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내 소비 위축이 지속된다면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이는 연쇄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미국 정부는 고강도 관세 조치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혔을 뿐,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하반기에 다시 관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관세문제로 최근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원화 환율이 1달러 당 1400원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조차도 당초 계획했던 관세 전쟁 시나리오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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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시장의 괴리가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감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급변하는 상황에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경제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과 제품을 개발하고, 내수 시장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마예나 PD sw93y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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