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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1년]中-'빗나간 화살'…디플레 벽 못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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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풀기 공세로 수입물가 폭등, 임금 16개월째 하락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아베노믹스가 출범 1년 만에 약발을 다한 것인가?' 최근 일본의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9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1%로 둔화됐다. 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전망치 1.9%나 전 분기 성장률 3.8%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설비투자가 제자리걸음을 한 데다 수출도 0.6%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발표된 10월 경상수지는 1279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취임 이후 1년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던 각종 지표가 최근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벌써 끝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아베노믹스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어도 장기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공공 지출로 인해 국가 빚이 늘어나고 있지만 성장 잠재력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경기 회복을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인 정책 대응인 성장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규제 완화와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베 내각이 내놓은 세 번째 화살은 정부 주도의 '국가전략특구' 설치 구상과 성장산업 육성의 과제 나열 수준에 그쳤다. 지난 1년의 아베노믹스가 단기적인 경기 대책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아베노믹스가 단기 경기부양책에 치중해 자산거품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은행(BOJ)의 대규모 양적완화에도 물가 오름세가 신통치 않은 만큼 성장률 하락과 물가가 동반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또다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중론을 부채질한다. 최근 가파른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무역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BOJ가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내년에도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 움직임에 역행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FRB의 경기부양책이 끝나면 엔화는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시장에선 내년 달러 대비 엔화가 달러당 115~120엔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엔화 가치는 최근 달러당 103엔을 돌파하며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처럼 엔저가 지속되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제매체 포브스는 내년 글로벌 경제의 최대 골칫거리는 FRB의 출구전략이 아닌 일본이라고 경고했다.


엔저로 인해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이 예상되고,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글로벌 환율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독일과 중국, 한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엔저로 인한 자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역사적으로 각국이 환율방어에 나설 경우 글로벌 무역량은 감소한다. 수출이 성장 동력인 한국은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더 큰 국제금융시장 대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아직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엔저로 일본 기업 실적이 개선돼 투자와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져 일본 경제가 20년 가까운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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