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부터 보조금 지급..37억5000만원 기보 예산편성 국회 제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기술평가인증서를 이용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기업들에게 이르면 내년 초부터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대출받은 기업이 은행에 매달 내야 하는 이자의 일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인증서를 받은 기업을 직접 지원하기로 한 것은 2006년 인증서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22일 금융당국과 기술보증기금(기보)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조금 지급을 위해 37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기술평가 신용대출 이자 차익보전사업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 심의를 통과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넘어간 상태"라면서 "예정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초부터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예산은 기보의 내년 예산에 반영됐다. 보조금 지급은 대출받은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의 일부를 정부가 대신 내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인증서를 통한 기업대출의 평균 이자율이 6%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 대출 이자의 2.5%를 부담한다. 해당 기업은 대출금액의 3.5%에 해당하는 이자만 내면 된다.
예를 들어 A기업이 기보에서 기술평가인증서를 발급 받아 시중은행에서 연리 6%에 1억원을 빌렸다고 가정했을 때, 이 기업은 매달 5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하지만 정부가 2.5%를 지원하면 나머지 35만원만 납입하면 된다.
금융위가 기술평가인증서를 받은 기업들의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나선 것은 인증서를 활용한 대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기보에 따르면 2011년 인증서를 통한 신용대출 규모는 2153억원을 기록했다. 기술평가를 통한 대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인증서 대출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다.
이는 기업과 은행간 인증서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도 확인된다. 기업들은 대출이 가능해도 이자율이 높아 감내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인증서를 믿고 대출하기에는 리스크 부담이 크다는 점을 토로한다.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직접적인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여전히 담보 위주로 여신을 취급하는 데다 인증서 대출 같은 신용대출의 경우 리스크를 모두 떠안는 구조"라면서 "이자 보전은 인증서 대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할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수준이 낮아지는 직접적인 효과 뿐 아니라 은행의 기술평가인증서 리스크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스크가 감소하면 은행들이 인증서 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부응해 기보 역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기보는 22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기업은행을 비롯해 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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