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전기차는 기존 차량보다 성능이 떨어지잖아요?", "배터리가 폭발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죠?".
최근 양산차 출시로 전기차 시대가 한걸음 더 가까워졌지만, 전기차에 대한 편견과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순수 전기모터만을 동력으로 삼는 전기차는 소음도, 매연도, 주유도 필요 없어, 미래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충전인프라가 확보되고, 주행거리 및 가격문제가 더욱 개선된다면 전기차 대중화가 단지 미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전기차, 편견 뜯어보기 = 전기차에 대한 첫 번째 편견은 '주행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 SM3 Z.E.와 한국GM 스파크EV의 경우 각각 시속 135km, 145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한발 앞서 판매된 기아자동차 레이 EV 또한 최고속도가 시속 130km다. 국내 도로에서 시속 200km 이상 달릴 일이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 주행에 지장이 없는 셈이다.
특히 이들 차량에 장착된 전기모터는 초기 가속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저속 전기차와 차이가 크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존 저속 전기차와 차별되는 SM3 Z.E.는 모든 허가된 도로에서 주행이 가능하다"며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해 도심주행에 더욱 좋다. SM3 Z.E.의 토크는 23kg.m로 가솔린 2.5L V6 엔진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우려는 '안전성'이다. 사고 시 배터리 화재나 폭발이 발생한다거나, 집중 호우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전기차를 출시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특성에 최적화된 차체 설계를 했고, 다양한 안전 시험을 통과해 인정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배터리 전류차단장치가 장착된 전기차는 차량 침수 시, 고전압 회로의 일부분이라도 물에 잠겨 회로 저항에 변화가 생길 경우 차단장치 내 퓨즈가 끊어지며 회로가 차단되게 된다. 이 때 고전압은 배터리 내에서만 존재하게 돼, 침수된 전기차와 물을 만져도 안전하다. 사고 차량의 탑승객도 구조가 가능하다.
또한 배터리 내 플라스틱 파트 부분은 불이 붙었을 경우에도 연소되지 않는 난연성 재료들로 구성됐다. 차량 내 배터리 냉각장치가 있어 충전 중에도 일정 온도 이하로 배터리를 항상 유지시키며, 배터리 온도가 60℃ 이상으로 과다상승할 경우 충전을 중단시킨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계는 배터리 보증기간, 전기차 전용 AS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안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배터리 보증기간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배터리 용량보증(75%)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삼국대전...수입차도 합류 = 국내 전기차 확산에 앞장선 차량은 기아차 레이EV와 르노삼성 SM3 Z.E., 스파크 EV다. 이중 SM3 Z.E.는 국내 유일의 준중형 전기차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동력성능으로는 스파크 EV가 앞선다. 스파크 EV는 동급 최고 수준의 최대 출력(143ps, 105kW)과 저속 구간에서부터 탁월한 최대 토크(57.4kg.m)를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8.5초대로, 레이 EV(15.9초)와 SM3 Z.E.(11.5초)보다 월등하다.
주행가능거리는 스파크 EV와 르노삼성 SM3 Z.E.가 1회 충전 시 135km로 비슷하다. 레이 EV는 91km로 가장 짧다. 이는 배터리 용량과도 관계된다. 배터리 용량은 SM3 Z.E.(22kWh)가 가장 앞서며 스파크 EV(21.4kWh), 레이 EV(16.4kWh) 순이다.
중요 포인트로 꼽히는 충전시간은 SM3 Z.E.가 가장 앞선다. 급속충전의 경우 세 차량 모두 30분내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가격은 레이 EV가 3500만원으로 가장 싸고, 스파크 EV가 3990만원, SM3 Z.E.가 4500만원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보조금을 빼면 구매자는 대당 1400만~2400만원정도 부담한다.
내년부터는 수입차들도 국내에 전기차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에 합류한다. 5월 출시예정인 BMW i3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4kg.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7.2초면 충분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150km, 기본 주행가능 거리는 130~160km다.
현대기아차 역시 내년 쏘울 EV를 시작으로 이후 아반떼, K3를 기반으로 한 준중형 전기차를 추가 출시할 예정이라, 향후 국내 전기차 대전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시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충전 인프라로, 정부와 민간사업자, 자동차업체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전기차가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개발을 통해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인프라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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