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취임 8개월만에 전격 경질됐다. 취임 초기부터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전력투구한 변 청장이 경질된 이유는 숭례문 복구 이후 부실공사·관리허점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15일 문화재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숭례문 부실 복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변 청장을 경질키로 하고 본인에게 통보했다. 이미 최근 국정감사장에서는 숭례문 부실복구와 관련해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고,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숭례문 부실복구 등 논란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소재를 엄중히 묻도록 지시한 바 있다.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출신인 변 청장은 문화재청장이 되기 이전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존 운동에 투신해 왔다. 청장이 되면서도 '반구대 청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호에 앞장서며 암각화 보존 TF팀 꾸려 암각화 인근의 키네틱 댐건설 등을 추진했으며 반구대 관련 전시 등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일각에선 문화재 전반의 관리와 운영을 책임져야할 청장이 "너무 반구대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문화재청장인지 반구대청장인지 모르겠다"며 "(문화재청 차원에서 암구대 관련)도록을 만들 수 없어서 개인에게 사정해서 만들었다는데 반구대 보존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문화재청장으로선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국감장에선 변 청장이 지난 4월 경주 석가탑 해체보수작업을 하던 공무원 2명을 국립고궁박물관에 파견근무토록 해 개인도서에 쓰일 반구대 관련 이미지 변환작업을 하도록 해 무리를 빚은 것이 폭로된 바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